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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부상할 쟁점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최 회장측 변호인단은 상고에서 SK㈜ 주식이 부부 공동재산으로 포함된 핵심 배경인 '노태우의 유무형 도움'의 실체에 대해 치열한 법리적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①'고무줄 잣대' 돈의 꼬리표=최 회장의 이혼 소송이 SK그룹의 문제로 비화 된 발단은 노태우 비자금의 유입이다.1995년 비자금 수사 때도 찾지 못했던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의 존재를 재판부가 인정하면서 SK는 불법 비자금으로 큰 그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은 "단순히 메모지에 있는 비자금 내역은 1995년 수사 당시에도 전혀 거론되지 않은 부분"이라며 "300억 원이 있다면 이 돈이 SK로 유입된 정확한 전달 방식과 사용처를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혼 소송 재산분할의 핵심이 된 대한텔레콤(현 SK C&C→SK㈜) 인수에서도 재판부의 모호한 돈의 꼬리표는 쟁점이 되고 있다.최 회장은 선대회장으로부터 증여 받은 2억 8000만 원으로 대한텔레콤을 인수했다면서 당시 이체 내역과 증여확인서,상속세 신고서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하지만 재판부는 1994년 5월 선대회장으로부터 현금을 받은 후 1994년 10월 대한텔레콤 인수를 위한 이체까지 5개월 차이가 있고 가액도 7만 원 가량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같은 돈이라 볼 수 없다고 봤다.

돈이 섞여 있는 혼화(混和)의 개념도 꺼냈다.대한텔레콤 인수 자금인 2억 8000만 원에 최 회장이 증여 받은 돈과 1991년 노태우가 최 선대회장에게 건넸다는 비자금이 섞여있어 최 회장의 실질적인 특유재산이 아니라는 얘기다.결국 이로 인해 SK㈜의 주식이 부부 공동재산으로 포함됐고 1조 4000억 원 가량의 천문학적인 재산분할금 판정의 근거가 됐다.

②태평양증권 인수자금 출처=재판부가 노태우 자금이 처음으로 활용됐다고 본 태평양증권 인수전의 진실 공방도 상고의 핵심 쟁점이다.재판부는 노태우가 1991년경 최 선대회장에게 300억 원 정도의 금전적인 지원을 했고 이 돈이 태평양증권 인수에 유입됐을 것으로 봤다.하지만 SK측은 태평양증권 인수 시점이 1991년 12월이고 노 관장이 증거로 제시한 어음은 1992년 12월에 발행됐기 때문에 노태우 비자금이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으로 쓰였다는 것은 성립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주장한다.

SK측은 특히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은 계열사를 통해 마련했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노태우 비자금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계열사 비자금 활용이라는 치부를 드러낸 셈이다.하지만 재판부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노 관장의 손을 들어줬다.최 회장의 변호인단은 "(항소심 재판부가)피고와 원고 측에 다른 잣대를 들이댄 것에 서운함이 있다"며 "30년 전 만들어진 (비자금의)증거를 내라고 하는 것은 입증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③한국이동통신,6공 기여?=노태우 정부가 사업 성장에 도움을 줬다는 재판부의 '무형의 기여' 판단 부분도 쟁점이 될 수 있다.대표적인 게 한국이동통신 인수 특혜 의혹이다.노태우 정부 당시 만든 이동통신장비 사업자의 통신서비스업 겸업 금지가 SK를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하지만 SK그룹은 "당시 경쟁자보다 주당 15만 원 더 높은 가격에 입찰에 들어갔다"며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이 위원장도 "우리나라 역사에서 5공,스보벳 가입하기6공을 지난 이후 5공,스보벳 가입하기6공을 칭찬하고 정부의 일원이었던 점이 그 다음 정부에서 어떤 뒷배가 되고 큰 힘이 됐던 적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④2024년으로 늘어난 노소영 기여도=SK가 재산 분할의 핵심이 된 SK C&C 주식 상승 기여도에 대한 수치적 오류를 잡은 데 이어 이번에는 노 관장의 기여도를 언제까지로 볼 것인지도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기존 항소심 판결문은 1994년 대한텔레콤 주식 인수부터 2009년 SK C&C로 이름을 바꿔 상장하는 시점까지를 대상으로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주식상승비율의 기여분을 비교했다.이에 따라 최 선대회장의 기여도는 125배,최 회장의 기여도는 35.6배로 분석됐다.

재판부도 이를 인정해 오류를 정정했지만 이날 설명 자료를 통해 최 회장의 기여 기간을 2024년 4월까지 26년 간으로 늘리면서 최 회장과 선대회장의 기여를 160배와 125배로 비교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측 변호인단은 "재판부는 실질적 혼인관계는 2019년에 파탄이 났다고 설시한 바 있는데 2024년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 한 이유가 궁금하다"며 "기여도가 160배로 변경하였음에도 판결에 영향이 없는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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