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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제품을 중국이 '지하 네트워크'를 통해 밀반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통제로 중국에서 엔비디아의 AI 칩 구매가 불가능해지자 관련 밀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업자들은 대부분 선주문을 받은 후 몇 주 안에 제품을 배송하며 판매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일부 판매자는 한 번에 최대 수십 개의 칩을 보유하고 있고 대규모의 선주문을 받을 경우 보통 1~2주 안에 배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또 규모가 큰 기업의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대량의 칩은 공급할 수 없지만 AI 스타트업이나 연구 기관에는 조달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 소재의 한 유통업자는 엔비디아의 AI 칩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인정하는 한편 "항상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그는 지난 몇 달 동안 매달 수십 개의 칩을 공급받았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AI 칩인 A100와 고급형인 H100은 보통 1만달러와 2만5000달러에 판매되는데 중국의 리셀러들은 이보다 높은 가격인 2만2500달러와 3만2400달러에 각각 판매한다.다만 밀수 시장의 공급이 안정되고 미국 수출 통제 직후 나타난 엔비디아 칩 사재기 현상이 완화되면서 지난여름에 비해 가격이 절반 이상 하락했다.
일부 판매자는 엔비디아 칩 8개가 탑재된 AI 서버를 판매하기도 하는데 가격은 제품 당 30만달러가 넘어간다.
WSJ 취재에 따르면 일부 유통업자들은 해외에 유학 중인 학생을 통해 엔비디아의 칩을 밀반입시키고 있다.일례로 싱가포르에서 유학 중인 26세의 한 대학생은 지인의 부탁에 따라 지난가을 방학 기간에 중국으로 귀국하며 자신의 짐에 엔비디아의 AI 칩 6개를 챙겨 밀수에 성공했다.각 칩 크기가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 크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공항에서 아무 의심도 받지 않았다.이 학생은 칩 한 개당 100달러의 운반비를 받았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중국으로 밀반입된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전체 시장에 비해서는 작은 것으로 추정된다.워싱턴DC 소재의 신미국안보센터(CNAS)는 매년 평균 1만2500개의 엔비디아 AI 칩이 밀수되는 것으로 추산했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엔비디아는 전 세계에 260만개 이상의 AI 칩을 판매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중국이 AI 칩을 군사용으로 사용할 위험을 이유로 2022년 10월 엔비디아와 AMD에 대중국 수출을 금지했다.또 미 정부는 작년 10월에 엔비디아가 성능을 낮춰 중국 수출 전용으로 출시한 A800과 H800의 대중 수출도 통제했다.이에 따라 중국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주문 수십만건이 취소됐고 규모는 최소 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미 정부의 수출 통제를 받는 최첨단 칩을 중국에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며 "규모가 크든 작든 모든 거래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파트너사도 그렇게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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