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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징병 강화에 대중교통·외부활동 자제·은신"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열린 세르히와 타니아 부부의 결혼식에는 예상 하객의 절반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는 우크라이나군 징병관들에게 붙잡혀 군에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우크라이나가 2년 넘게 이어진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많은 장병이 죽거나 다치자 병력 충원에 애쓰고 있지만 이같은 징집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군 병사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우크라이나 의회에서는 수개월간의 진통 끝에 징병 강화 법안이 통과됐다.

이 법은 징집 대상자인 25∼60세 남성이 전자 데이터베이스에 세부 개인정보를 입력해 징집 통보를 받을 수 있게 하고,가나스윔징집 기피 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징병관들이 징집 기피자 색출에 나서면서 군 복무를 원하지 않는 더 많은 남성이 징병관들을 피해 숨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와의 최전선에서 아버지가 전사했다는 타니아(25)는 이제 남편이 징집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

타니아는 "우리 가족에게 두 번 다시 이런 일(전사자 발생)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신 7개월의 아내와 어린 딸이 있는 막심은 15년 친구인 타니아 부부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해 아쉽지만 징집관들에게 붙잡힐까 봐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막심은 대중교통 이용 등 외부 활동을 못 하게 되자 "감옥에 갇힌 것 같다"고 말했다.

징집관들은 오데사의 버스와 기차역,가나스윔식당,가나스윔슈퍼마켓,가나스윔공원 등을 돌아다니며 징집 대상자를 붙잡아 입영소로 보내고 있다.

징병 담당 장교는 "우리에게서 도망치는 사람들이 있다"며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입영소의 장교 블라드는 요즘엔 자원 입대자가 거의 없다며 징집 기피자를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전투 중 포탄 파편을 맞아 다친 그는 "징집 기피자를 남자로 여기지 않는다"며 "(러시아군과 싸울) 남성이 없어지면 적이 집에 와서 여성들을 강간하고 아이들을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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