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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붕 표면에 얼음이 녹은 물 중 57% 슬러시 상태
슬러시 많아질수록 무게로 인해 빙붕 균열 높아져
인공위성 사진으로 슬러시 파악된 적 없어 영향 무시 
남극 빙붕 표면에 녹은 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슬러시 상태이며 슬러시까지 포함하면 녹은 물의 양이 예측치보다 두 배 이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 스콧극지연구소(SPRI) 레베카 델 교수의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해 남극 대륙을 둘러싼 빙붕의 슬러시를 지도화한 결과 전체 녹은 물의 57%가 슬러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빙붕은 내륙의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막는 수백미터 두께의 얼음벽으로 댐 역할을 한다.빙붕이 사라지면 천천히 움직이던 빙하가 바다로 더 빨리 흘러들어 해수면 상승 속도를 끌어올리게 된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남극의 여름(11월~2월)에 빙붕 표면에는 얼음이 녹은 물이 고이면서 호수 형태로 나타난다.녹은 물이 많아질수록 물의 무게로 인해 빙붕의 균열이나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인공위성 랜드샛 8의 광학데이터에 머신러닝 모델을 적용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57개 남극 빙붕에 나타난 슬러시와 녹은 물 호수의 면적을 월별로 분석했다.연구 결과 남극의 여름이 절정에 달하는 1월에 빙붕의 녹은 물 가운데 57%가 슬러시 형태로 존재하며,파리월드컵 축구나머지 43%는 호수 형태인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호수와 슬러시가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표준 기후모델 예측치보다 얼음 녹은 물이 2.8배 더 많이 생성돼 빙붕의 안정성과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델 교수는 "녹은 물로 인해 생긴 호수는 인공위성 사진에 쉽게 드러나지만 슬러시는 구름의 그림자처럼 보여 파악이 어렵다"며 "머신러닝은 사람 눈보다 더 많은 파장을 활용하기 때문에 슬러시를 빠르게 식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델 교수는 이어 "지금까지 남극 대륙의 모든 대형 빙붕에서 슬러시가 전체적으로 파악된 적이 없어 그 영향이 무시돼 왔다"며 "슬러시 속 물의 무게로 인해 빙붕에 균열이 생기거나 확대되는 등 빙붕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후 모델에 이런 녹은 물의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데 놀랐다"며 "기후가 따뜻해지면 녹는 현상이 더 많이 발생해 빙벽의 안정성과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27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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