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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배임 관여 안 해…회사 손해 간다는 인식 없어"
전 대표 등 직원 4명 공소사실 입장 엇갈려

서울남부지방법원 ⓒ 뉴스1
서울남부지방법원 ⓒ 뉴스1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라임 사태의 주범 이인광 에스모 회장의 국외 도피를 돕고 코스닥 상장사의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디에이테크놀로지 이 모 전 대표가 일부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 씨는 3일 서울남부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장성훈) 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횡령·배임 혐의 재판에서 "공소사실 대부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20억 원가량 배임에 관해서는 의사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고,타크로벨회사에 손해를 끼친다는 명확한 인식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2021년 5월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자금 40억 원을 자회사에 대여했다 돌려받은 뒤 임의로 사용하는 등 지난해 12월까지 230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공범들은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이 엇갈렸다.

이 씨 취임 전 디에이테크놀로지 대표직을 맡았던 전 대표 A 씨와 외부감사인 회계사 B 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A 씨 측 변호인은 "일부 지출 품의서에 A 씨 서명이 들어갔는데 이게 A 씨 서명이 아닌 걸로 보고 있다"며 "입증을 위해 필적 감정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디에이테크놀로지 전 사내이사였던 C 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C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대부분 인정하는 입장"이라며 "다만 적극적으로 횡령에 가담하려 했던 게 아니라 이 씨의 회사 운영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으로 자금 운영에 관여하다 보니 범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인광 회장과 공모해 231억 원 상당 모회사 주식을 409억 원에 인수해 디에이테크놀로지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A 씨 등 디에이테크놀로지 전 직원 4명은 이 씨와 공모해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2019년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주식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는다.

한편 검찰은 이인광 회장이 라임 투자금을 동원해 디에이테크놀로지를 인수하고 주가조작과 횡령까지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회장은 라임 회장단 중 한 명으로 라임 자금 1300억 원으로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하고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4년 5개월 동안 국외로 도피하던 이 회장은 지난달 18일 프랑스에서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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