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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출연 : 손민주 KBS광주총국 기자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종규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en57Ja988so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건설 공사를 할 때는 골재나 암석 같은 토석이 필요하지요.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토석의 40%는 산지에서 채취되고 있는데요.허가를 받지 않고 폭약을 사용하거나 허가 구역을 넘어 채취가 이루어지는 등 일부 업체들의 불법 행위로 산림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합니다.이 문제를 취재한 손민주 KBS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손민주 KBS 기자 (이하 손민주):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먼저 이번 취재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계기가 있을까요?
◆ 손민주: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 취재는 저 혼자가 아니라 보도국 곽선정 기자와 순천방송국 유승용 기자까지 셋이서 함께 보도했습니다.시작은 한 제보였는데요.화순군 동면의 한 산지의 정상 부근이 불법 토석 채취로 엉망이 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이 제보를 받고 하나의 리포트로 끝낼 수도 있었는데 곽선정 기자가 다른 지역 사례까지 넓혀서 보도를 해보자,이렇게 제안을 해줘서 기획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시작하고 보니 최근 10년 동안 저희 KBS에도 불법 토석 채취 관련해서 제보가 몇 건씩 들어온 것이 있었더라고요.그래서 10년 전에 군청에 민원을 넣었던 제보자와 연락을 하면서 불법이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됐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 윤주성: 현재 전남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토석 채취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 손민주: 24년 1월 기준 전남에서 허가받은 산지 채석장은 모두 75곳입니다.지금은 생산량이 조금 줄었지만,2024년5월3일 애스턴빌라 FC 올림피아코스 FC건설 경기가 호황이던 2020년에는 채취 실적이 전국 2위를 차지할 만큼 전남에서도 토석 채취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요.특히 저희가 보도했던 산지 토석 채취장이잖아요.지난해 생산된 골재 가운데 40% 정도는 산에서 채취됐습니다.
◇ 윤주성: 지난주 보도를 보니까 채석장 곳곳에서 토석 채취가 불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던데 실태가 어느 정도일까요?
◆ 손민주: 저희가 직접 찾아간 채석장은 모두 11곳입니다.크고 작은 불법 사례가 있었지만,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불법 사례가 나눠질 수 있었는데요.첫 번째는 쪼개기 신고였습니다.첫 번째로 보도했던 전남 화순 채석장 사례인데요.이 채석장에서 업체가 토석을 채취한 면적은 실제 6만 7,000m² 입니다.하지만 허가를 처음 받을 때는 2만 9,000m² 정도만 허가를 받았는데요.면적이 30,000m² 를 넘으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니까 이를 피해간 것입니다.대신 이후에 다른 법인 명의로 2만여 제곱미터의 산지 전용 신고를 했는데 이 신고는 임산물을 키울 것인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자연석을 부수적으로만 채취하겠다는 신고였습니다.하지만 취재진이 현장에 가보고 또 몇 년 치 위성 사진도 확인해본 결과 임산물을 키운 흔적은 없었습니다.사실상 채석장이었던 것이지요.하지만 화순군은 이 업체가 몇 차례 사업을 변경,2024년5월3일 애스턴빌라 FC 올림피아코스 FC연장 신청을 하고 이것을 허가를 해줬으면서도 10여 년 동안 이 사실을 몰랐다고 밝혀서 또 논란이 됐습니다.
◇ 윤주성: 10년 동안이나 임산물 채취를 하는지,2024년5월3일 애스턴빌라 FC 올림피아코스 FC토석을 채취하는지를 행정 기관이 몰랐다니까 이해가 안 되는데 또 다른 사례는 어떤 것입니까?
◆ 손민주: 다음 사례는 법으로 정해진 채취 방법을 지키지 않은 사례입니다.법대로라면 토석을 채취할 때 계단식으로 채취해서 내려가거나 아니면 비탈면이 아예 없도록 만들어야 되는데요.제가 방문한 해남의 한 채석장은 100m 높이의 절벽이 깎아지는 듯한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이곳도 2017년에 해당 자치단체가 허가를 2년 연장을 해준 적이 있는데도 2019년 사업을 종료할 때까지 채취 방법에 대해서 자치단체가 문제를 삼은 적은 없어서 논란이 됐습니다.
◇ 윤주성: 허가 구역을 넘어서 더 넓게 토석을 채취한 그런 사례도 있다고요?
◆ 손민주: 그런 사례가 사실 가장 많았습니다.아무래도 채석장은 되게 넓고 크다 보니까 한눈에 봐서 얼마나 더 많이 채석했는지를 알 수 없잖아요.그래서 현장에 가보면 법에서 완충 구역을 페인트나 깃발로 표시해놔야 되는데 이런 것들을 지키지 않은 곳이 많았습니다.그러면 허가 구역을 넘게 채취를 했다 하더라도 한눈에 식별하기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지요.
◇ 윤주성: 그러니까 허가 구역에 경계 표시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것을 표시하지 않아서 허가 구역을 넘어가도 모르도록 해놨다는 그런 이야기군요?
◆ 손민주: 일부러 허가 구역 표시를 안 했을지는 모르겠지만,표시를 안 하면 불법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보니까 채취 구역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불법을 쉽게 알아낼 수 없는 사각지대를 만들어내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 윤주성: 이런 불법 채석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어떤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인가요?
◆ 손민주: 먼저 산지 관례법에 따라서 채취 방법을 지키지 않으면 붕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또 제가 방문한 여러 채석장에서도 곳곳이 무너진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정해진 각도가 있는데 이 각도를 지키지 않고 더 가파르게 깎아내리면 물론 사업자가 채취할 수 있는 양은 많아지지만,붕괴 위험은 커지는 것입니다.두 번째로는 경관 문제가 있습니다.비록 사유림이라고 해도 산지는 사용 목적이 끝나면 본래 모습으로 최대한 돌려놔야 하는데요.이때 흙을 많이 덮고 나무를 많이 심을수록 복구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그런데 채취 방법을 지키지 않고 가파르게 땅을 깎거나 채취 면적을 더 넓게 하는 경우 복구를 해야 하는 면적과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이때 사업자가 복구를 하지 않는다고 나 몰라라,해버리는 경우들이 있었는데요.이 경우는 지자체가 사업자 대신 복구를 하기도 하는데 결국은 세금이 더 투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 윤주성: 이런 불법 토석 채취로 가장 불편을 겪고 또 고통을 받는 것은 그 주변 주민일 텐데요.취재 중에 만난 주민들 반응은 어땠습니까?
◆ 손민주: 주민들은 채석할 때 발생하는 먼지와 발파 소음에 시달려 왔다고 호소했습니다.한 주민은 채석 단지를 선정하면 그것은 죽음 선고와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하지만 대부분 채석장이 농촌 산지에 위치해 있다 보니까 지역 주민들도 대부분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무엇이 문제인지는 알고 있지만 항의하는 방법도 잘 몰라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많이 있었습니다.
◇ 윤주성: 불법 토석 채취를 막고 제대로 복구하기 위한 대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손민주: 먼저 첫 번째로는 제대로 된 복구를 위해서 토석 채취장을 관리하는 통합 관리 시스템이 필요해 보입니다.저희가 취재를 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도 자료를 모으는 내용이었는데요.전라남도나 각 지자체에 복구 준공 중인 현황이나 행정 처분 현황 같은 자료를 정보 공개 청구했더니 자료가 아예 없다고 답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통합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필요한 일일 것 같고요.또 두 번째 현재는 법적 의무가 없는 중간 복구,그러니까 허가 기간 안에 복구를 하면서 채취를 하는 것이지요.이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마지막으로 채석이 끝난 곳에 공원을 만드는 등 자연 친화적으로 복구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윤주성: 사업자가 복구를 하지 않으면 지자체가 대신 복구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요.사실 사업자가 복구를 해야 되잖아요.그러면 뭔가 사업자에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것 같은데 왜 이런 방법들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인가요?
◆ 손민주: 안타깝게도 현재 산지관리법상 사업자가 복구를 포기했을 때 더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그래서 돈을 더 받아놓는,대집행 비용을 받아놓는 방법밖에 없는데 실제 집행에 들어가는 돈과 받아놓는 돈의 차이가 있다 보니까 지자체 예산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그리고 예를 들어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는데 해당 업체가 도산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어요.이 경우에 실제로 도산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그 해당 법인에게 추가로 돈을 받아내기는 어려운 상황도 있었습니다.
◇ 윤주성: 토석 채취는 행정 기관에 인·허가를 받아서 엄격하게 이루어질 텐데 이 문제가 왜 이렇게 지금까지 바로 잡히지 않은 것이지요?
◆ 손민주: 전라남도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저희가 취재를 하면서 두 가지 보고서를 확인했는데요.한 10년쯤 전에 한 전문기관이 전남의 산지 관리 계획을 정밀 진단한 용역 보고서를 냈습니다.해당 보고서에도 토석 채취장 훼손이나 무단 이용 문제를 지적하면서 복원 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했고요.2019년에 나온 산지 관리 지역 계획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이어졌습니다.한마디로 바로 잡을 기회가 적어도 두 번은 있었던 것이지요.하지만 다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스템이 부재하니 관리와 점검이 담당 공무원의 재량으로 넘어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하지만 채석장은 한번 허가를 받으면 10년,20년은 기본으로 운영이 되는데 담당 공무원은 2년이면 바뀌다 보니 전문성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저도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저는 지난가을에 왔습니다,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이런 문제들을 극복하려면 담당 공무원의 책임과 전문성을 더 키울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 윤주성: 그래서 이번에 전라남도가 토석 채취장 실태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고요?
◆ 손민주: 네.KBS의 연속 보도가 이어지자 전라남도는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먼저 정밀 측량 드론을 이용해서 불법 토석 채취를 적발하고 감리 제도도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고 했고요.또 다음 달부터는 시군 교차 점검 방식으로 토석 채취 현장을 전수조사하고 시군 담당자와 토론회를 거쳐서 전남 지역 특성에 맞는 사후 관리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 윤주성: 후속 취재도 고민하고 있습니까?
◆ 손민주: 네.우선 보도를 한 채석장에 관해 책임 소재를 가릴 때까지 후속 보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다만 전남의 모든 채석장을 다 가볼 수는 없잖아요.저희도 10곳 정도를 가봤지만,불법 사항이 있는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그래서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분들께서 저희 KBS로 제보를 주시면 힘닿는 데까지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