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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실시한 혐의로 중대장(대위)이 지난 6월 강원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일명 얼차려)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법정에서 가혹행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학대치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실시한 군기훈련 행위와 훈련병의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으며 예견할 수도 없었다는 주장을 폈으며,야구 우천취소 더블헤더사망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오늘(16일) 중대장 강 모(27·대위) 씨와 부중대장 남 모(25·중위) 씨의 학대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 사건 첫 공판을 열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23일 강원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실시하고,실신한 박 모 훈련병에게 적절하게 조처하지 않음으로써 박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위와 경과 등을 수사한 결과 기상 조건·훈련방식·진행 경과·신체 조건 등을 종합하면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해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아닌 학대치사죄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지난 6월 19일 강원 인제군 인제읍 남북리 인제체육관에서 마련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훈련병을 추모하는 공간
지난 6월 19일 강원 인제군 인제읍 남북리 인제체육관에서 마련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훈련병을 추모하는 공간

오늘 공판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 낭독을 통해 군기훈련 당시 피고인들의 구체적인 발언이 공개됐습니다.

강 씨는 훈련병들에게 '하나에 정신,둘에 차리자'를 구호로 팔굽혀펴기를 시켰고,팔굽혀펴기 중 군장에서 물건들이 쏟아진 훈련병을 향해 "너는 군장 쌀 줄 모르냐,야구 우천취소 더블헤더너는 하루 종일 뛰어라"라며 뜀걸음을 반복시켰습니다.

이를 감독하던 남 씨는 뜀걸음 반복 중 쓰러진 훈련병에게 "힘들어?아니면 일어나.나 곧 전역이다.지금 군법에 따라 군기훈련을 하고 있다"며 팔굽혀펴기를 시켰습니다.

강 씨는 훈련병 중 1명이 눈물을 보이자 "울지 마,나는 우는 거 싫어해"라며 군기훈련을 계속 이어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공소사실에 대해 강 씨 측 변호인은 "군기훈련을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을 뿐 박 훈련병을 학대하려는 범의는 없었으며,야구 우천취소 더블헤더학대의 고의가 없는 이상 학대 행위로 인해 박 훈련병이 사망했다는 인과관계와 예견가능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훈련병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잘못은 인정한다"면서 "가 군장 상태에서 남 씨가 군기훈련을 직접 통제해 실시하는 것으로만 알았고,완전군장 상태로 실시할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재판 끝난 뒤 입장 밝히는 훈련병 유족
재판 끝난 뒤 입장 밝히는 훈련병 유족

남 씨 측 변호인은 "처음 완전군장 상태에서 연병장 2바퀴 보행한 사실은 인정한다"며 "다만 명령권자인 중대장이 군기훈련을 집행하면서부터는 집행권한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공모관계는 물론 군기훈련 행위 일부를 부인했습니다.

그렇기에 사망 결과의 책임을 남 씨의 군기훈련 행위에 귀속시킬 수 없고,야구 우천취소 더블헤더사망의 예견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학대치사죄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항변했습니다.

이에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한 가혹행위는 인정하면서도 박 훈련병의 사망과 관련한 학대의 고의가 없었다는 변론에는 모순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이에 대한 법리적인 검토를 피고인들 측에 요청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두 번째 공판을 열고 박 훈련병과 함께 군기훈련을 받았던 피해 훈련병 5명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박 훈련병 유족 법률대리를 맡은 강석민 변호사는 "피고인들의 '피해자의 사망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에 대해 유족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법적 논리로 모든 책임을 빠져나가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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