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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신한카드가 해외특화카드(트래블카드) 경쟁에서 은행계 카드사의 파이를 빠르게 빼앗고 있다.양사의 트래블시장 점유율은 74%에 달한다.반면 KB국민카드는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한 후에도 내려앉은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했다.잃어버린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은행계 카드사간 출혈경쟁이 예상된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법인을 제외한 하나카드 고객이 지난달 해외에서 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2109억원이다.국내 9개 카드사의 해외 체크카드 전체 결제액 4658억원 중 4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해외에서 승인된 체크카드 거래의 절반 가까운 금액이 하나카드로 결제된 셈이다.
신한카드도 해외 체크카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키우고 있다.지난달 신한카드 개인고객의 해외 체크카드 결제액은 1358억원으로,쓰리터치 룰렛전체 결제액의 29%에 이른다.하나카드와 신한카드의 점유율만 합쳐서 74%다.
양사가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건 트래블카드의 흥행 덕분이다.트래블카드는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환전한 뒤 해외통화로 결제·출금할 수 있도록 한 카드다.대부분의 카드사는 트래블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환전수수료를 100% 우대하고 결제·출금수수료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2022년 7월 트래블로그를 출시하며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빠르게 트래블시장을 선점했다.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서비스 가입자수는 최근 500만명을 넘어섰고 환전액은 2조원을 돌파했다.신한카드는 올해 2월 신한SOL트래블(쏠트래블)을 출시해 뒤늦게 트래블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성장세는 가파른 편이다.신한카드의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출시 4개월 만에 80만장 넘게 발급됐다.
하나·신한카드가 약진하면서 다른 은행계 카드사의 파이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올해 1월만 해도 우리카드의 해외 체크카드(법인제외) 결제액 점유율은 16%였다.그러나 지난달 점유율은 10%로 넉달 새 6%포인트(P) 줄었다.같은 기간 NH농협카드의 점유율은 10%에서 6%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KB국민카드의 점유율도 12%에서 8%로 쪼그라들었다.
'투톱'의 강세가 이어질수록 다른 은행계 카드사의 고민은 깊어진다.특히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한 뒤 대대적으로 이벤트를 벌이며 흥행을 유도했지만 점유율이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트래블러스 출시 전인 지난 3월 KB국민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결제액 점유율은 11%로,쓰리터치 룰렛외려 최근 수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잃어버린 점유율을 되돌리기 위해 출혈경쟁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우리금융은 이달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고 체크카드와 연계된 외화예금을 선보였다.위비트래블 체크카드는 전세계 1300여개 공항라운지를 연2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쏠트래블의 인기요인도 공항라운지 연2회 무료 혜택이었다.NH농협카드도 오는 8월 이전에 트래블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모든 은행계 카드사가 트래블카드를 출시하다보니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나중에 발생한 막대한 비용이 우려스럽지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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