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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적정 대출 사건의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이번엔 아내와 친인척이 설립한 법인이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우리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서다.

금융당국과 우리은행은 해당 대출의 경우 절차·조건을 갖추고 있어 부적정 대출에 해당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금융권 안팎에선 당시 손 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의 현직 회장이었던 만큼 도의적으로 적절한 처신은 아니었단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전 회장의 아내 김모씨는 2021년 6월 부동산임대·컨설팅 업체 A사를 설립하고 165억원을 들여 서울의 한 빌딩을 매입했다.해당 법인은 김모씨와 친인척이 각기 절반씩을 출자해 설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빌딩 매입자금의 상당 부분은 우리은행의 대출로 구성됐다.A사는 우리금융그룹 산하 우리자산신탁과 계약을 맺고 우리은행으로부터 부동산담보신탁 방식으로 139억여원을 대출받았다.이는 빌딩 매입가격의 약 8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당시 적용된 금리는 연 2.92%였다.1년 후 A사는 다른 시중은행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타 우리은행으로부터 받은 해당 대출을 모두 상환했다.

우리은행이나 금융당국에선 해당 대출 건은 절차·조건을 갖추고 있어 부당대출에 해당하지는 않는단 입장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첫 대출 시에도 보수적으로 봐도 10bp(1bp=0.01%)가량 높은 이자율을 보였고,복권 운세1년 뒤엔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율 수준이 낮은 다른 은행 상품으로 갈아탄 사례"라면서 "내부적으로도 검토 결과 부적정한 사례로 보지 않고 있으며,금융당국이 발표한 부적정 대출에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해당 대출이 부적정하게 취급된 것은 아니더라도,도의적인 문제는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시 손 전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현직 회장으로 각 계열사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위치"라면서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맨 격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이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손 전 회장의 처남 김모씨에게 350억원가량의 부적정 대출을 취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김모씨는 우리은행 명예 지점장을 사칭해 활동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김모씨가 명예지점장으로 행세한 지점은 신도림동금융센터,복권 운세선릉금융센터로,복권 운세이들 지점은 김씨에게 부적정 대출을 해 준 임 모 본부장이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우리은행은 임 모 본부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서울 한 우리은행 지점.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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