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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진 모르고 병원 찾은 환자들 '허탕'
대부분 정상진료…"예약 환자 때문에"
"서로 양보 안해…서민들만 죽어난다"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근처 한 병원이 휴진 안내문을 붙여놨다.사진=강명연 기자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근처 한 병원이 휴진 안내문을 붙여놨다.사진=강명연 기자[파이낸셜뉴스] #.18일 오전 9시 10분.서울 성북구 4호선 한성대입구역 인근의 한 이비인후과 앞에서 만난 80대 김모씨는 허탕을 쳤다며 한숨을 쉬었다.이날 이비인후과 현관문 앞에는 '프로그램 교체 및 전산작업으로 휴진한다'고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김씨는 "올 때마다 최소 한 시간씩 기다려야 해서 일부러 일찍 나왔다.휴진하는지 몰라 병원 입구 의자에 앉아 있었다"며 "목이 아파 약을 타러 왔는데 다른 병원을 찾아봐야겠다"고 했다.
동네병원 의사(개원의) 일부가 이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휴진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현장에서는 다행히 큰 혼란은 없었다.대부분 동네병원이 휴업이 아닌 정상영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급한 환자들의 불만과 불편함,장기화에 대한 우려 등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예약 환자가 많아 진료 미루기 어렵다"
이날 오전 한성대입구역 인근 병원 10군데 중 이비인후과 한곳만 휴진했다.또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 동네병원 9곳을 돌아본 결과 모두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실제 각 지자체에 휴진을 하겠다고 사전에 신고한 의료기관은 전체 3만6371곳(의원급 중 치과·한의원 제외,야구 승차일부 병원급 포함) 중 4.02%에 그쳤다.

휴진 대신 정상 영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동네병원은 환자와의 진료 예약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병원 문을 연 한 의사는 "내시경 등 예약 환자가 많아서 진료를 미루기 어렵다"며 "예약 있는 병원들을 문을 닫기 힘들다"고 밝혔다.

서대문구의 한 내과 의사는 "의협 차원의 휴진이 있지만 우리 병원은 3개월 전부터 예약한 환자,야구 승차지방에서 올라오는 환자가 있어서 휴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점점 커지는 사태 장기화 우려
이처럼 휴진 참여가 저조하면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그럼에도 환자들의 불만이나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이날 조모씨(48)는 몸살감기로 이른 아침 다니던 병원을 찾았지만 휴진 중이었다고 전했다.조씨는 "지난주에 5일치 약을 받아서 다 먹고 다시 약을 타러 왔다"며 "약을 안 먹으면 같이 일하는 사람이 불편해서 안 된다.다른 병원에서 약을 타서 출근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같은 병원을 찾은 20대 이모씨도 "반차를 내고 왔는데 휴진하는지 몰랐다.다른 병원에 들렀다가 출근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더 큰 걱정은 사태 장기화되는 것이라고 시민들은 입을 모았다.이미 정부와 의사단체 간의 강대강 대치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장기화할 경우 시민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서다.현재는 참여가 저조한 동네병원의 휴진도 사태 장기화 과정에서 급증할 수도 있다.

감기에 걸린 손녀딸(7)과 함께 병원을 찾은 최모씨(72)는 "며칠 후에 서울대병원 가서 약 타와야 하는데 휴진 등으로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의사와 정부가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서민들만 죽어난다"고 강조했다.

박모씨(40)는 "부모님이 아픈 곳이 있어 정기적으로 동네병원을 혹시나 휴진을 할까 걱정이 크다"며 "환자나 환자 가족은 4개월도 힘들었는데 앞으로 얼마를 더 버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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