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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 여름휴가철 음주운전 특별 단속현장 따라가보니
"운전 직전 구강청결제·향수 예민하게 반응…차분하게 재측정 받으면 돼"
90분간 300대 단속,한 건도 적발 없어…"처벌 강화로 억제 효과 나타나"
"실례합니다.음주운전 단속 중이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지난 5일 밤 10시,대구 중구에 위치한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인근 신천대로 진입부.편도 2차로 도로에 경찰차 두 대가 줄지어 정차했다.경찰관들은 2개 중 1개 차로에 교통통제 안내판과 로드콘을 세우고,월드컵 다음약 10m 간격으로 4명이 나란히 서서 음주운전 단속을 시작했다.단속을 피해가려는 차량에 대비해 술집 골목에서 신천대로로 빠져나오는 길목에도 경찰관 1명이 배치됐다.차량들은 경찰관들의 수신호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단속에 응했다.일반차량으로 위장한 암행순찰차도 단속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에 도착했다.
대구경찰청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음주운전 특별 단속에 들어갔다.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늘어난 것은 물론,특히 여름 휴가철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지역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경찰에 따르면 대구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지난 2021년 5천371건에서 지난 2022년 6천621건으로 급증했다.지난해에는 6천30건으로 다소 주춤했지만,월드컵 다음7월 대구 동구와 8월 대구 수성구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각각 4중 추돌사고와 중앙선 침범 충돌사고를 유발하는 등 사고는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음주운전 단속에는 대구경찰청과 대구중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9명이 동원됐다.이들은 90분 동안 일대를 통행하는 차량 약 300대를 세워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일일이 확인했다.단속에 참가한 대구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한 경찰관은 "이렇게 교통량이 많은 곳에서 한 번 단속을 벌이면 보통 음주운전자를 한두 건 정도 적발한다"고 설명했다.
현장 음주단속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먼저 공기 중 알코올 성분을 식별하는 비접촉감지기를 사용하고,감지기가 반응을 보이면 차를 정차시킨 후 재측정한다.세 번 측정하고도 계속 반응이 확인되면 보다 정확한 호흡 측정기를 사용해 체내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다.
여기서 음주운전 사실이 확인되면 간단한 신상정보를 확보한 뒤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시킨다.음주운전은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기 때문에 술이 깬 뒤 다시 소환 날짜를 잡는 게 일반적이다.운전자가 음주 측정에 불응하거나 도주를 시도할 경우,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
이날 단속에서는 운전자 5명이 비접촉감지기 검사에서 반응을 보였으나 재측정에서 통과했다.한 운전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했지만,감지기가 계속 반응을 보인 탓에 차에서 내려 재측정을 받아야 했다.그는 결국 마지막 측정에서 미감지 판정을 받고,조금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자들에게 재측정 절차를 안내한 경찰관은 "기계가 알코올 성분에 예민하게 반응하다 보니 음주를 하지 않아도 감지 반응이 나오는 경우가 잦다.특히 운전 직전 구강청결제,월드컵 다음향수 등을 사용했거나 때마침 워셔액을 분사한 경우 감지기가 잘 울린다"며 "이런 경우 현장에서 입을 헹구고 재측정을 받거나 호흡측정기를 사용하면 음주와 명확히 구별할 수 있으므로,운전자 분들은 침착하게 경찰관 안내를 따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단속에서 적발된 음주운전자는 없었다.경찰관들은 음주운전 자체가 점차 줄고 있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그 이유로는 강화된 처벌과 엄격해진 사회적 시선을 꼽았다.
한 경찰관은 "최근 몇 년 사이 벌금 등 음주운전 처벌이 많이 강화된 게 억제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음주운전 전과를 과거보다 훨씬 엄격히 다루고,서로 음주운전을 말리는 사회적 분위기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도 "여름 휴가철은 자칫하면 음주운전 경각심이 흐려질 수 있는 시기다.언제 어디서든 음주운전을 자제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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