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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발전재단이 학부모 등 가족용 기념품 제작한 스티커 논란
재단 측 “구성원 소속감 강화,관심 제고를 위해 제작한 것”
서울대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급한다는 차량용 스티커를 놓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차량 앞 창에‘서울대 가족’을 드러내는 식의 스티커를 붙인다는 생각 자체가 대학 서열화의 현실을 보여주고 오히려 부추긴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외국 대학에서도 흔한 기념품이 무슨 문제냐는 입장이 공존한다.
14일 서울대학교발전재단 홈페이지를 보면‘SNU(서울대 영문 약자) Family 차량 스티커를 보내드립니다’라는 신청 배너가 띄워져 있다.재단은‘학부모와 자녀의 정보를 입력하면 학교 소식 및 모금사업 안내 등 서비스 제공 및 기념품을 발송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기념품에는 학부모 차량스티커가 포함된다.공지에 포함된 스티커 도안을 보면‘프라우드 페어런트’(PROUD PARENT)‘프라우드 패밀리’(PROUD FAMILY) 혹은‘아임 맘’(I’M MOM)‘아임 대드’(I’M DAD)라는 문구와 함께 서울대 마크가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올려진 스티커 도안 사진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이런 스티커를 만들어 배부하고 붙인다는 건 지나친‘학벌 과시’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한 누리꾼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모,가족,98년 월드컵 퇴장엄마,98년 월드컵 퇴장아빠 스티커는 서울대가 손수 나서서 이 사회의 저열한 정신 수준을 증명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갈수록 더해가는 후진국형 계급주의적 천박함,이미 성인인 서울대생을 양육해 낸 부모임을 자랑함으로써 자식을 철부지로 만들면서 그걸 인지조차 못 하는 사고의 수준,이 모든 것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공식화해낸 재단 측의 발상과 실행의 촌스러움까지 뭐 하나 부족함 없이 이 나라의 현재 상태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옛날엔 (학교) 배지,98년 월드컵 퇴장과잠(학과 점퍼)으로 계급 과시하더니 이젠 차에도 이러냐”며 “학벌 자랑”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대학들이 판매하는 다양한 기념품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반론을 제기한 이들도 많다.서울대에 갈 만큼 열심히 공부한 자녀 본인이나 그의 가족이 자부심을 갖는 게 무슨 문제냐는 의견도 팽팽했다.
한 누리꾼은 “서울대 부모가 서울대 스티커를 붙이면 문제고 지방대 부모가 지방대 스티커 붙이면 문제가 아니냐”면서 해외 대학의 부모 스티커 사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그는 이어 “센트럴 워싱턴 대학은 듣지 못했던 학교인데도 부모 스티커가 있다.아이오와 주립대도,예일,하버드도 다 있다”면서 “(스티커를 보면) 저 사람 자식은 서울대 갔나 보구나,그렇게 지나가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서울대가) 미국에 있는 대학들을 보고 따라 한 것 같다.꼭 아이비리그 대학들만 아니고,대부분 대학에서 이런걸 만들어 판다”면서 “솔직히 부모 입장에서 자식이 서울대 다닌다 그러면 자랑스러울 것 같다.별걸 다 문제 삼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해외 대학 뿐 아니라 국내 대학들도 학교를 브랜드화 한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인형부터 티셔츠 가방 머플러 문구용품 등 구성도 다채롭다.이런 기념품은 재학생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인다는 취지와 함께 홍보 마케팅과 수익 사업 목적으로도 판매된다.
다만 대학서열화와 그로 인한 과도한 경쟁,사교육 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인 한국 사회의 상황을 고려할 때‘서울대 부모’스티커를 단순 기념품 판매와 같은 선상에서 볼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여전하다.한 누리꾼은 “문화권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 같다.미국에선 학교의 인지도나 순위와 상관없이 스티커도 붙이고 로고 셔츠도 입지만 대학 이름이 서열화된 한국 정서로는 좀 그래 보일 것 같긴 하다”고 지적했다.
발전재단 측은 논란이 된 스티커와 관련해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고취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발전재단에 따르면 우선 해당 차량용 스티커가 처음 배부된 것은 지난 1월로,현재까지 받은 사람은 2100명이 넘는다.
발전재단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내 대학 중에서도 연세대나 고려대 등 여러 대학에서 차량용 스티커를 유료로 판매하거나 무료 배부한 사례가 있다”면서 “다만 우리는 하버드나 스탠퍼드 대학을 오마주해 I’m mom,I’m dad라는 문구를 넣은 점이 다소 불편함을 드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학부모들이 학교 재단에 기부하는 사례가 많다.서울대 학부모님들도 재단의 잠재적 기부자라고 생각해 소속감을 고취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면서 “무엇보다 학교의 소중한 자원인 학생들을 20여년 길러낸 수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