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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중 첫 공개 사과…"숨기고 싶었다"
실제 가해자인지는 공식 확인 안 돼
자신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라고 밝힌 남성이 얼굴을 공개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자필·음성 사과문이 아닌 가해자가 얼굴을 드러내고 사과하는 것은 사건 발생 20년 만에 처음이다.
16일 유튜브 채널 《밀양 더글로리》에는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이○○ 공개 영상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돼 있다.해당 영상의 설명글에는 "시간이 흘러 피해자분이 용서를 하신다면 그때 보상하기로 약속했다"며 "지금은 피해자분들이 가해자들의 물질적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신을 가해자라고 지칭한 이아무개씨는 약 3분 길이의 영상에 나와 스스로 얼굴을 공개했다.이씨는 "저는 20년 전 있었던 사건에 대해 피해자분께 사죄드리기 위해 영상을 찍고 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제가 감히 짐작할 수 없는 그런 고통 속에서 살아온 피해자분께 지금 이 영상을 빌어서 너무나도 죄송하고,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이어 "영상을 찍기까지 겁도 많이 나고,항저우 월드컵두렵기도 했고,항저우 월드컵시간이 좀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숨기고 싶고,더 피하고 싶고 그랬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씨는 "어떠한 사죄를 하더라도 용서 받기 힘들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정말 진심을 담아서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며 "2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사죄드리는 것도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피해자분께는 희미해져서 잊혀야 하는 그런 아픈 상처겠지만 저는 평생 잊지 않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사죄하면서 살아가겠다"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 영상에는 하루 만에 19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영상을 본 네티즌들 사이에선 "공개 사과한다고 죄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사건이 다시) 공론화되지 않았다면 사과도 없었을 것","고개 한 번 숙이지 않는데 진정한 사과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피해자에게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경찰에 따르면,항저우 월드컵이씨가 실제 가해자 중 한 명이 맞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영상이 게시된 이 유튜브 채널에는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를 폭로한다는 영상도 올라와 있다.
앞서 이 유튜브 채널은 사건 가해자로 추정되는 한 남성의 가족 신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가족 신상이 공개된 남성은 이 유튜브 채널 운영자에게 협박당했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진정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밀양 집단 성폭행'은 2004년 12월 밀양 지역 10대 남학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 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44명 중 10명(구속 7명·불구속 3명)만 기소했고,다른 20명은 보호처분으로 전과가 기록되지 않는 소년부에 송치했다.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나면서 공분이 일었다.
이 사건은 최근 일부 유튜버들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재조명됐고 '사적 제재' 등 논란도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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