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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엔화,38년 만에 최저 수준
그래픽=백형선
일본 정부가 엔화 환율의 심리적 저항선인‘달러당 160엔 선’에서 브레이크를 걸려고 했지만 실패하자 엔화 가치가 추락(환율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60엔대에서 움직이는 것은 일본의 거품 경제 시기인 1986년 말 이후 38년 만의 일이다.달러화 초강세 속에 엔화뿐 아니라 원화,위안화 등 아시아 다른 주요국 통화도 크게 흔들리며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지고 있다.
27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60.34엔에 마감했다.전날의 160.79엔에 이어 이틀 연속 160엔대를 기록했다.160엔 선을 넘어선 건 지난 4월 29일 장중에 160엔을 돌파한 이후 2개월 만이다.
2017년 이래 100~110엔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던 엔화 환율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커지기 시작한 2022년 초부터 급등세를 보였다.그해 10월 150엔을 넘겼다가 작년 초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꺾이며 120엔대 후반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상승해 올해 3월 150엔대에 재진입했다.
그간 일본 외환 당국은 내심‘160엔 선 지키기’에 나섰다.“지나친 엔저에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수시로 구두 개입을 했고,4월 26일부터 5월 29일까지 한 달여간 9조7885억엔(약 85조원) 규모의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실개입에 나섰다.하지만 결국 160엔 선을 완전히 넘어섰다.
그래픽=김성규 지난 2년간 엔저는 미·일 금리 차가 크게 벌어진 탓이 컸다.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자 1년 4개월(2022년 3월~2023년 7월) 사이 금리를 5.25%포인트(연 0~0.25%→5.25~5.5%)나 올렸다.반면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0.1%)를 유지했다.
그런데 일본이 지난 3월 17년 만에 금리를 연 0~0.1%로 찔끔 올리면서 최근 미·일 금리 차가 다소 줄어들었음에도 최근‘수퍼 엔저’가 심화하고 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일 국채 2년물 금리 차는 지난 2개월(4월 중순~6월 19일) 사이 0.3%포인트(4.75→4.45%포인트) 줄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오리무중에 빠지면서 생겨난‘달러 독주’를 그 이유로 꼽고 있다.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스위스,
야구 로스트캐나다,영국 등 주요국은 올해 줄줄이 금리를 내렸거나 곧 내릴 예정이다.하지만 미국은 금리 인하 시점을 잡지 못하고 고금리를 이어가자 달러 가치만 오르고 있다.유로,엔화 등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올 들어 4% 가까이 상승했다.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현재 엔화 약세는 금리 차보다는 달러가 너무 강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일본 경제가 작년 하반기부터 부진을 겪고 있는 것도 엔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27일 일본 도쿄의 한 전광판에 표시된 엔화 환율.이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60.34엔에 마감했다./AFP 연합뉴스 문제는 엔저를 멈출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먼저 외환시장 개입은 일본 외환 보유액의 상당 부분이 미 국채라는 점이 걸림돌이다.환율 방어를 위해 미 국채를 팔아 치울 경우,
야구 로스트미 국채 금리가 올라(채권 가격 하락) 양국 금리 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금리를 올리려면 경제 여건이 받쳐줘야 한다.그런데 일본은 성장률 둔화에 더해 월별 실질임금 상승률이 2년(2022년 4월~2024년 4월)째 마이너스(-)일 정도로 내수 여건이 좋지 않다.국내총생산(GDP) 대비 250%에 달하는 일본의 막대한 정부 부채도 금리를 올리기 어렵게 한다.결국 일본으로선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명확해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수퍼 엔저 속에 원화,위안화 등 다른 아시아 주요국 통화도 흔들리고 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7.2% 떨어져 하락 폭이 세계에서 9번째로 컸다.27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85.8원에 마감하는 등 6월 들어 계속 140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26일 7개월여 만에 최고치인 7.27위안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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