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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3거래일 동안 12%가량 빠졌다.엔비디아뿐 아니라 브로드컴,퀄컴,TSMC 등 AI·반도체 관련주들도 약세다.
시장은 일단 이같은 약세가 오는 26일 엔비디아의 주총과 마이크론의 실적발표,크레이지 슬롯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PCE)를 앞둔 단순한 조정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블룸버그가 월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 가까이는 여전히 엔비디아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고,평균적으로 지금보다 12%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토프의 수석 기술 전략가 래리 텐타렐리는 "엔비디아 주가 하락은 매우 건전하다"며 "건강한 순환 과정을 보고 있으며,실제 기술 업종이 잠시 주춤하는 동안 다른 업종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하게 올랐던 AI 관련주들의 동반 하락이 이어지자 AI산업 자체에 대한 거품 우려도 나온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 보스턴칼리지 교수는 "AI 미래 궤적에 대해 확신이 지나치다"며 "몇년 전 가상화폐가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거품이 붕괴된 것처럼,AI에 대한 과도한 확신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사람들은 2년 후 현 상황을 되돌아보며 '정말 거품이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와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가 떨어지는 대신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상승세를 보이는 '순환매'가 나타나는 것도 AI산업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영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닷컴버블'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지난 2000년 닷컴버블의 최대 수혜주였던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는 2000년 3월 시총 1위를 찍었지만,이듬해 주가가 80% 가까이 폭락한 바 있다.
당시 시스코 주가 상승을 이끈 것도 '인프라 투자'였다.기업들이 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면서 시스코의 매출이 급등할 것이란 '기대감' 만으로 주가가 급등했다.하지만 실제 수요는 이에 미치지 못했고,크레이지 슬롯결국 버블이 꺼졌다.
현재 기업들의 AI 투자 역시 이와 유사한 형태라는 분석이다.데이비드 칸 세쿼이아 대표는 "AI가 엄청난 경제적인 가치를 만들겠지만 빅테크 회사들이 AI 인프라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려면 매년 수천억 달러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비디아와 일부 하드웨어 업체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AI로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 없다는 점도 버블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또 엔비디아마저 실적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도 있다.
AI붐이 시작된 2022년 말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가 약 700% 상승한 반면,크레이지 슬롯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262% 느는데 그쳤다.엔비디아 주가는 향후 12개월 매출 전망 대비 2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크레이지 슬롯이는 S&P500 편입 종목 가운데 가장 높다.
AI가 버블이 아닌 실제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외 AI 관련업체나 후발주자들의 수익이 뛰어야 한다는 분석이다.증시에서도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1년간 190% 오를 동안,가장 대표적인 파운드리(제조) 업체인 TSMC의 주가는 67% 오르는데 그쳤고,관련 업체인 퀄컴과 브로드컴의 주가도 각각 72%,93%에 그쳐 엔비디아 주가 상승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엔비디아의 실적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를 고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주가는 우상향할 것으로 보이지만,성장 모멘텀이 줄어드는 만큼 주가 상승률도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결국 AI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후발주자들이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