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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선수촌에 에어컨 없어
전문가·운동선수들 우려 잇따라
“일부 선수들,개인 에어컨 가져올 예정”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파리올림픽이 다음달 26일 개막을 앞둔 가운데,역대 최악의 폭염 속에서 치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은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더운 올림픽이었지만 파리올림픽 폭염 위험에 관한 새 보고서는 올해가 훨씬 더 더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37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에서 1924년 마지막으로 하계올림픽이 열린 이후 매년 이 시기 파리의 평균 기온이 약 섭씨 3.1도 상승했으며 폭염의 빈도와 강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도시 지역이 시골보다 기온이 더 높은 도심 열섬 현상도 파리의 무더위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아울러 이번 올림픽 개막 5년 전인 2019년 7월 25일에는 “파리의 기온이 역대 최고인 화씨 108.7도(섭씨 42.6도)를 기록했다”면서 프랑스에서 지난 여름에만 약 5000명이 무더위로 숨졌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과 운동선수들도 한여름에 열리는 파리올림픽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의 기후문제 연구기관‘클라이미트 센트럴’의 케이틀린 트루도 선임연구원은 “올림픽들의 개최 시기에 놀랄 뿐”이라면서 “우리는 최근 역사상 바로 이 시기,바로 이 장소(올림픽)에서 이같은 치명적인 폭염을 여러번 봐왔다”고 CBS에 말했다.
4년 전 도쿄올림픽에서는 선수 100명당 1명꼴로 온열 관련 질환에 시달렸다고 CBS는 전했다.더위를 먹은 선수들이 결승선에서 심지어 실신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러시아 테니스 선수 다닐 메드베데프는 경기 중 심판에게 다가가 “경기는 끝낼 수 있지만,고스톱 났다죽을지도 모르겠다”며 “만일 내가 죽으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고 주심에게 따지기까지 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를 이른 아침에 열기로 하는 등 폭염에 대비해 야외 경기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친환경 올림픽을 구현하기 위해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폭염 우려를 더하고 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대신 물을 이용한 냉각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지만 일부 선수들은 개인 에어컨을 가져올 예정이라고 CBS는 전했다.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영국,호주,덴마크,고스톱 났다이탈리아는 자체 에어컨을 가져올 것으로 전해졌다.
무더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파리올림픽 조직위 측은 원할 경우 저공해 이동식 냉방 장치를 빌려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7월 하순 파리의 기온은 심심치 않게 섭씨 40도를 넘나들며,고스톱 났다열대야도 1주일 정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올림픽은 8월 11일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