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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로빈 니블렛 지음 | 조민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68쪽 | 2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시작된 미국과 소련 사이의 냉전은 소련이 붕괴하면서 끝났다.이후 약 30년 간 이어진 미국의 일극 지배 체제가 부상하는 중국의 도전에 직면해 해체되면서 전 세계는 미·중 패권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신냉전>은 영국의 국제정치 전문가인 로빈 니블렛이 신냉전의 배경과 전개 양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동시에 미·중간 경쟁이 파국적인 충돌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조건들이 갖춰져야 하는지를 살펴본 책이다.니블렛은 2022년까지 15년 동안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 소장을 지냈다.

신냉전은 미국의 패권 약화와 중국의 부상이 맞물린 결과다.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까지만 하더라도 고립주의를 유지했으나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고립주의의 위험을 절감한 뒤 국제주의로 선회했다.1945년 이후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 대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으며 안보와 시장을 제공해 성장을 이끌었다.1971년 닉슨 행정부의 일방적인 금본위제 파기,칼럼 허드슨-오도이일본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급등시킨 1985년 플라자합의 등 미국의 이기적 행태를 동맹국들이 감내한 것은 그와 같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제가 비틀대면서 미국이 고립주의로 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미국의 고부가가치 산업은 세계를 제패했지만 서비스와 제조업 분야에선 일자리가 사라졌다.“이제 미국의 정책 입안자 대다수는 1950년대에서 1980년대 상황과 달리 국내 경제를 개방하고 국제 무역의 장벽을 없애는 글로벌 리더십이 더는 미국을 부유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표만 잃을 뿐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이유 중 하나는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국민적 불안감”이었다.미국의 불안은 중국에 대한 견제로 귀결됐다.트럼프 행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198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95달러에 불과했던 중국은 미국이 주도한 세계화 질서에 참여하면서 초강대국으로 거듭났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라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중국은 미국이 내부로 시선을 돌린 틈을 타 아프리카,칼럼 허드슨-오도이중남미·카리브해,칼럼 허드슨-오도이아시아에서 일대일로 등 인프라 건설 사업과 관세 인하 협정 체결 등으로 대외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또한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여겨온 태평양에서 지정학적 힘의 균형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신냉전은 구냉전과 마찬가지로 이데올로기의 충돌이다.구냉전이 자유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이었다면 신냉전은 민주주의 체제와 권위주의 체제의 대결이다.미국과 대서양 및 태평양 지역 미국의 동맹국들은 개인의 권리가 국가의 권리가 중요하다고 보는 체제다.반면 민주주의가 국가를 허약하게 만든다고 믿는 중국과 러시아는 사실상 일인 통치 시스템을 구축했다.

저자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장하는‘다극화된 세계 질서’에 대단히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에 끌려다니는 대신 여러 나라가 더 많은 목소리를 내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실제로는 “그저 자신들의 독재 체제에 안전한 세상을 바랄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신냉전이 파국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려면 양쪽 진영이‘자기충족적 예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미국은 중국의 궁극적 목표가 전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칼럼 허드슨-오도이이는 능력을 의도와 동일시하는 성급한 판단이라는 얘기다.저자는 중국이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고 있으나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고 인구 고령화와 이민에 대한 저항도 향후 중국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또 미국과 달리 중국에 진정한 의미의 동맹국이 없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중국공산당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불만을 키워 중국을 약화시키겠다는 것도 근거 없는 기대에 불과하다.“중국은 과거 소련보다 통치를 더 잘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민주주의 진영이 현재의 주요 7개국(G7)에 한국과 호주를 포함시켜 G9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한다.현재의 G7은 미국의 대서양 동맹국 중심인데 이를 태평양 동맹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한국은 첨단 반도체와 배터리 생산국이라는 점에서.호주는 세계 1위 리튬 생산국이자 세계 4위의 우라늄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민주주의 진영의 경제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공을 들이는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의 협력을 얻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저자는 지금 전 세계가 신냉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더라도 G9이 중국과의 무역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G9 국가마다 달라서 중국과의 무역을 과도하게 규제할 경우 G9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반도체,희토류 등 민감 품목 수입 의존도는 낮추고 자동차,칼럼 허드슨-오도이의류,식품,금융,칼럼 허드슨-오도이엔터테인먼트 등 비핵심 부문 투자와 무역을 확대하면 G9과 중국이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은 미국과 G7과 같은 편에 설 수밖에 없다면서도 중국과의 무역 및 대중국 투자를 유지해야 하며 이를 미국이 막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민감한 첨단 기술 분야 외에 다른 부문에서 한국이 중국과 좋은 경제적 관계를 맺지 말아야 할 까닭은 어디에도 없습니다.한국 정부와 기업의 지혜로운 대처에 달렸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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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허드슨-오도이,이 목사 제공이 목사 부부는 선교단체 ‘순회선교단’에서 훈련하다 2008년 ‘하나님이 부르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순종하며 나아겠다’고 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