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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영국령 버진아일랜드증권사 CEO 만나 역할 당부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와 밸류업 지원도 주문
개인투자자 신뢰 제고에 막중한 임무
공매도 재개를 위한 선결 과제로 전산화 구축이 지목되고 있는 만큼 중책을 부여 받았단 평가다.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와 밸류업 지원도 요청 받아 자본시장 제도 개선에 증권사들의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선진화와 관련해 증권업계 주요 과제 중 하나로‘매력적인 투자환경 조성’을 제시하며 공매도 제도 개선과 관련해 증권사 대표의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이복현 원장은 “개인투자자의 신뢰 제고를 위한 공매도 전산시스템 등 제도개선안이 원활하게 안착될 수 있도록 CEO 여러분의 책임감 있는 역할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잘못된 조직문화와 업계질서를 바로잡고 금융사고를 예방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번 간담회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증권업계의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복현 원장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16개 증권사(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신한투자·메리츠·하나·키움·대신·교보·한화투자·카카오·토스증권·제이피모간·UBS) 대표 등 총 24명이 자리했다.
공매도 전산화는 공매도 전면 재개 시점인 내년 3월 말까지 구축되는 것이 목표다.정부가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는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 공매도 재개는 없다고 못 박은 만큼 속도를 내야 한다.
공매도 전산화는 크게‘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Naked Short Selling Detecting System)’개발과 기관 내 잔고관리 시스템 구축 두 축으로 진행된다.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이 NSDS에 데이터를 전송하고 NSDS가 자체 잔고 관리 시스템의 데이터를 검증·감시하는 환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당국이 그리고 있는 공매도 전산화의 기본 구상이다.
이러한 시스템 하에 증권사는 감시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공매도 주문을 받는 수탁 증권사에게는 기관의 공매도 전산시스템과 내부통제 기준을 확인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된다.
증권사는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전산시스템과 내부통제기준을 연 1회 이상 확인해 결과를 금감원에 보고 해야하며 확인 미이행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실상 공매도 전산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제고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부여 받았는데,영국령 버진아일랜드당국에서 직접적으로 증권사 책임론이 거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부동산 PF 등 손쉬운 수익원을 찾았던 증권업계 영업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거론하는 등 강한 질타도 했다.
이 원장은 “면밀한 검토 없이 따라하기식 투자결정으로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했던 부동산·대체자산 위주의 쏠림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비롯한 유망 산업의 혁신기업에 양질의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들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올 하반기 중 주요 현안을 정리할 방침이다.구체적으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상속세 완화,영국령 버진아일랜드금투세·배당세 등 자본시장 세제 합리화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데 총력에 나설 방침이다.
이 원장은 “늦어도 하반기까지는 선진화를 위해 사회적 총의를 모아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개혁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대표들은 당국의 책임론 부여에 대체로 공감하며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단 방침이다.이날 회의에서도 밸류업과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증권사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증권사 대표들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역할론을 받으면서 내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는 등 건의 사항도 전달했다.특히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등을 위해 금투세 논의를 원점에서 재논의 해야 한다는 필요성 등을 제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증권사들이 밸류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양질의 자금 공급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