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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 살펴봐도 살게 없네” 최근 폭염과 장마 영향으로 일부 채소값이 오르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한 시민이 매대에 진열된 채소들을 살펴보고 있다.백동현 기자

■ 중랑구 우림시장 가보니

폭염·폭우에 과일이어 채소 급등

한달새 시금치 77%·오이42%↑

손님들‘못난이’등 대체품 찾아

정부 “비축 물량으로 대응 총력”

“이틀 전 한 상자에 1만8000원에 들여왔던 상추가 이제는 4만5000원까지 올랐어요.예년보다 기후가 이상해진 탓에 장바구니 물가가 많이 오른 게 사실입니다.”

11일 오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에서 만난 채소가게 주인 차모(60대) 씨는 “시장 손님들에게 팔기 위해 들여오는 상추 한 상자 값이 최근 장마 영향으로 3배 가까이나 올랐다”며 한숨을 쉬었다.차 씨는 “4개에 1000원에 팔던 오이도 요즘은 2배 비싼 2000원에 팔고 있는데 다른 채소값도 이전보다 크게 뛰었다”고 했다.



이날 시장 내 채소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적지 않았다.하지만 막상 가격만 슬쩍 보고 상품 구매 없이 빈손으로 가게를 나가는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시장에서 만난 박모(34) 씨는 “최근 비용 부담 때문에 채소 소비를 줄였는데,건강을 위해 매일 먹던 당근과 오이 소비를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주부 정모(56) 씨는 “맛에는 이상이 없지만,크기가 작거나 흠이 있는 이유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채소들을 일부러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때 이른 폭염에 이어 폭우까지 쏟아지며 과일뿐 아니라 채소마저‘금값’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서민 밥상에 자주 오르는 시금치와 무 등은 올해 들어 소매 평균값이 최고치를 기록하며 추석(9월 17일)을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여름철마다 반복되는‘기후플레이션’(기후+인플레이션)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커진 농가와 상인,소비자 모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적상추(상품) 100g당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1233원으로,전월 동기(891원) 대비 38.4% 급등했다.같은 기간 시금치(상품·100g) 77.4%,오이(상품·10개) 42.1%,알배기 배추(상품·1포기) 41.8%,토트넘 선발 라인업무(상품·1개) 18.2% 등 다른 채소 품목들도 일제히 가격이 크게 뛰었다.이 중 시금치와 무는 전날 기준 소매가격이 각각 1366원,토트넘 선발 라인업2465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비싼 가격을 기록했다.

최근 채소값 상승세는 지난달 폭염에 이어 이달 전국적 폭우로 인해 출하 작업 부진과 시장 반입량 감소 등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특히 비가 계속되면 병해충 발생이 늘어나고 채소 생육도 지연돼 공급량이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고랭지 채소의 녹아내림(뿌리 무름) 증가도 공급 부족 우려를 키우고 있다.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무·배추의 경우 1만5000t을 비축하고 계약재배물량 7000t,토트넘 선발 라인업산지 출하조절 시설을 통해 6000t을 확보하는 등 정부 가용물량 총 2만8000t을 확보해 여름철 수급 불안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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