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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도 이상 고온 다습 좋아하는 파리과 곤충…"발생 후 2~3주 후 개체수 감소,올해는 7월초 예상"

서울 종로구 한 상점 앞에 러브버그가 붙어 있다./사진=김지성 기자
서울 종로구 한 상점 앞에 러브버그가 붙어 있다./사진=김지성 기자
"갑자기 러브버그가 엄청 날아다녀요.얼굴에 달려들고 버스도 따라 탄다니까요."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31)는 출근길 버스를 타다 갑자기 날아든 벌레에 비명을 질렀다.박씨는 "사람한테 해 안 끼치는 익충이라고들 하는데 생김새가 징그러우니 싫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암수가 붙은 채로 날아다녀 일명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도심 곳곳에서 발견된다.2년 전 수도권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출몰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수도권 전역으로 출몰 범위가 넓어졌다.

19일 윤영희 서울시의회 의원이 서울시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러브버그로 인한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지난해 5600건으로 약 27% 증가했다.

2022년에는 은평,서대문,마포 등 3개 지역에 민원이 집중됐지만 지난해에는 종로,lublin중구,lublin양천,강서,구로,성북 등에서도 수백건의 민원이 접수됐다.이 지역을 비롯해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빗발쳤다.

러브버그는 26도 이상 고온 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파리과 곤충으로 알려졌다.날씨가 더워지면 본격적으로 출몰하기 시작한다.지난해 6월13일 경기 부천에서 첫 관찰됐지만 올해는 이보다 열흘 정도 빠른 지난 2일 인천 부평을 시작으로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광화문 직장인 김모씨(29)는 "요새 길거리를 걸어 다니면 러브버그가 여기저기 막 붙어 있다.어젯밤에는 자려고 누우니 방 천장에도 붙어 있더라"라며 "잡으려다 놓치면 밤새 날아다닐 것 같고 그냥 잘 수는 없어서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사람에게 달려든 러브버그./사진=독자 제공
사람에게 달려든 러브버그./사진=독자 제공

러브버그는 인체에 무해하고 유기물 분해,꽃의 화분을 매개하는 등 익충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생김새 탓에 시민은 물론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골머리를 앓는다.

서울 송파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36)는 "통창에 러브버그가 쌍을 지어 다닥다닥 달라붙어 영 보기가 안 좋다"이라며 "익충이든 해충이든 손님들이 싫어하니 환기도 못 시키고 최대한 내부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곤충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이 곤충의 성장 속도를 촉진해 러브버그 출몰을 앞당겼다고 봤다.러브버그 생존 기간을 고려했을 때 다음 달 초면 개체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지난 겨울과 봄 기온이 평년 기온보다 높아 곤충이 일찍 자랐을 가능성이 있다"며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성충 기준 수컷이 3~5일,암컷은 길어야 일주일 정도 살고 죽기 때문에 발생 후 2~3주 후엔 개체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올해는 7월 초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관은 "생존 시기가 짧기 때문에 생존 전략상 한 번에 많이 발생해 짝짓기하고 알을 낳고 죽는다.개체수가 갑자기 많이 보이는 게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 같다"며 "방충망 단속을 하거나 분무기 등을 이용해 물을 뿌리면 금방 도망가고 만약 집안에 들어왔다면 살충제를 이용해 퇴치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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