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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형법 제328조 제1항,2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선고한다.형법 328조 1항은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에 벌어진 절도·사기·횡령 등 재산범죄를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며,2항은 그 외 친족의 경우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규정한다.
친족상도례는 1953년 형법 제정 당시 마련됐다.대가족 사회에서 집안의 어른들이 가족간 재산 다툼을 조율하던 시절이었고,친족 사이에 법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을 막자는 의도로 도입됐다.그러나 이제 대가족은 해체된지 오래고 1인 가구가 보편화된 핵가족 시대다.또 가족 간 재산 분쟁도 늘었다.
친족상도례가 시대착오적 법 조항이라며 폐지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특히 박수홍 가족 사건으로 사회적 관심이 야기됐다.
지난 2022년 방송인 박수홍이 친형 부부를 수십억 횡령 혐의로 고소하자,박수홍 아버지가 “자금 관리를 내가 했다”고 나섰다.형제 간이라도 동거하지 않으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친족상도례가 제한없이 적용되는 아버지가 나서 규정을 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친형과 형수는 지난 2월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무죄를 선고받았다.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런가하면 박세리는 아버지가 자신이 운영하는 박세리희망재단 도장을 몰래 만들어 사용했다며 재단 명의로 아버지를 고소했다.친족상도례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재단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박세리는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버지의) 채무를 해결하면 또 다른 게 올라오고,마치 줄을 선 것처럼 채무문제가 이어졌다”고 고백하며 “더이상 책임지지 않겠다”고 밝혔다.이날 박세리는 가족이 보기 좋았는데 어쩌다 이런 일을 막을 수 없었냐는 질문에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인들은 친족상도례 조항이 재판에서의 진술권,평등권 등을 부당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인 청구인 A씨는 1993년부터 2014년 11월까지 경남 창원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일했는데,친척들은 A씨 아버지가 사망하자 A씨의 퇴직금,도톤보리 호텔 추천급여,상속받은 재산을 가로챘다.
A씨는 부산시의 장애인 단체 등이 선임해 준 공공후견인을 통해 피해 배상을 위한 소송을 냈다.그러나 검찰이 2019년 12월 가해자들이‘형법 328조 등에 의해 형이 면제되는 동거친족’이라며‘공소권 없음’결정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청구인 B씨의 경우 남동생 부부가 치매 환자인 어머니의 재산을 임의로 소비했다며 횡령죄로 고소했지만,남동생이 어머니의 직계 비속(자녀)이라는 이유로 불송치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앞서 헌재는 2012년 양도성 예금증서 절도를 둘러싸고 제기된 친족상도례 규정 헌법소원에 대해 5대 4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12년이 지나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릴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