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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사직‘조용한 해고’이은‘조용한~’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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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조용한 휴가(Quiet vacationing)’가 국내외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 사이에서 조용히 확산하고 있다.정상 근무일인데 일하는 시늉만 하고 개인 볼일을 보며 소극적으로 쉬는 업무 태도를 뜻한다.사표 안 내고 최소한의 일만 하는‘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직원을 다른 부서로 발령내거나 직급을 낮춰 버리는‘조용한 해고(Quiet firing)’에 이어 등장한,새로운‘조용한’시리즈다.깔끔하게 연차를 쓰면 될 일을 왜?이런 직장인들도‘할 말은 있다’고 한다.조용한 휴가라 쓰고‘업무 태만’이라 읽는,이 행동에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조용한 휴가의 방식은 다양하다.우선 조씨처럼 휴가지로 떠나버리는 유형이 있다.코로나19 이후 일부 기업들이 도입한‘휴가지에서 일하는’워케이션(Work+Vacation)과 비슷하다.하지만 회사에 자신의 위치를 알린 후 업무시간 이후 휴양을 즐기는 워케이션과 달리,조용한 휴가는 휴양지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는다.회사가 직원의 근무지를 체크하지 않는 IT산업 종사자나 전문직들이 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미국 여론조사기업 해리스폴이 지난 4월 미국 내 직장인 1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밀레니얼(M)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초반 출생자) 근로자 중 37%가‘상사나 고용주에게 알리지 않고 쉬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10명 중 4명꼴이다.설문조사에 참여한 M세대 약 500명 중 38%는 동료들에게 자신이 일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컴퓨터 마우스를 움직였다고도 답했다.눈에 띄는 건 Z세대(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보다 M세대에서 이런 경향성이 더 뚜렸했다는 점이다.
목소리 큰 Z세대와 달리…M들은 조용히 불만 해결
최근 젊은 세대들이 일과 삶 가운데 개인의 삶에 더 무게를 두면서 조용한 휴가는 워라밸을 사수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올랐다.미국의 컨설팅 전문가 쉐인 코인은 “팬데믹을 계기로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돌아본 젊은 세대들은 일과 삶의‘균형’에 더 높은 가치를 둔다”며 “이들이 휴가 시간을 더 많이 보낼 방안을 모색하면서 조용한 휴가를 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직장이나 타의에 자기 삶이 휘둘린다고 느끼던 젊은 직장인들이 업무로부터 정신적·정서적으로 이탈하려는 흐름은 일종의 저항이라는 해석이다.
조용한 휴가는‘유급휴가를 낭비하지 않는’효율적인 방안으로 꼽히기도 한다.해리스폴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 56%는 휴가나 휴일 중에 업무 관련 전화나 미팅을 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휴가 중에 업무 관련 일을 하면 개인의 유급휴가를 침해받는 것이니,차라리 휴가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유급휴가를 아껴둔다는 것이다.
성과평가 약한 한국 기업…몰래휴가 퍼지면 큰 손실
팬데믹 시절 미국에서는‘재택근무(work from home)’보단 업무 위치에 대한 제약이 덜한‘원격근무(work from anywhere)’개념이 강했다.노세리 한국노동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미국에서는 성과 평가를 통해 연봉이나 처우를 정하는 문화가 강하고,노동시장도 한국보다 훨씬 유연하다”며 “월,화 이틀간 조용한 휴가를 보내도 수,목,금요일엔 열심히 일해 내 몫의 일을 하지 않으면 회사에서 잘린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노 실장은 “한국은 일반 직원들의 성과를 엄격하게 숫자로 산출하지는 않는 편이고,그 결과가 나빠도 해고로 바로 직결되지 않기에 조용한 휴가가 조금이라도 퍼지면 기업에 심각한 손실이 생긴다”고 말했다.
문제 핵심은‘소통 부재’…원격근무 룰 명확히해야
전문가들은 원격근무 가이드라인과 업무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매일 짧게라도 구성원 간 미팅을 하는 것도 방안이다.김 소장은 “오늘 하루 동안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을 리더뿐 아니라 구성원 전체와 공유하는 게 좋다.5분이라도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 건강한‘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동료 간 자극)’가 될 수 있다”며 “리더는 구성원이 제시한 일의 분량이 적정한지를 잘 판단해 직원들의 생산성이 하향 평준화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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