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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카페인 제거법 있지만
유기용제로 추출된 커피 주의
일반 커피에 있는 항산화물질
디카페인 커피도 큰 차이없어
당뇨·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
부정맥엔 일반커피가 더 유익
현대인은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인은 60㎏짜리 가마니 1억7560만개어치 커피를 마셨다.하루 마신 커피를 컵으로 환산하면 2억2500만잔에 달한다.이 때문에 커피를 파는 숍과 카페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잠깐 주춤했지만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시장분석 전문기관 슈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기준 커피숍이 10만개를 넘어섰다.숫자 자체나 인구 대비 커피숍은 한국이 압도적으로 세계 1위다.미국은 3만8400개,영국은 7427개(2022년 기준)에 불과하다.이 같은 '커피 중독'은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 '디카페인 커피(Decaffeinated Coffee)'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미국은 성인의 약 10%(2600만명·전미커피협회(NCA)가 정기적으로 디카페인을 마시고 있다.그 이유는 혈압 상승 우려,수면장애,카페인에 과민한 체질 등 다양했다.
디카페인은 커피콩·코코아·찻잎을 비롯해 카페인을 함유하는 물질에서 카페인을 제거한 것으로,디카페인 커피는 특정한 공정을 거쳐 카페인을 97% 이상 뺀 커피를 말한다.그러나 카페인 함량이 90% 이상 제거되면 디카페인으로 표기할 수 있다.보통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의 디카페인 음료는 한 잔에 10㎎ 이하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일반 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100㎎을 웃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는 카페인 섭취량을 하루 400㎎ 이하(4~5잔)로 권장하고 있다.커피(추출액) 200㎖에 함유된 카페인은 약 120㎖다.카페인 영향은 사람마다 달라 매우 민감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단기적으로 짜증이 나거나 수면장애,월드컵 관련 도서위장 불편감,두통,심박수 증가 등을 일으킬 수 있다.또 장기적으로는 섭취를 중단하려고 하면 두통과 같은 금단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건강 측면에서 디카페인의 장단점을 분석한 '내셔널 지오그래픽 일본판'을 인용해 보도했다.먼저 항산화 작용이다.커피 원두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이 카페인을 제거하면 양이 줄어들 수 있지만 디카페인 커피에도 대부분 그대로 남는다.돌로레스 우드 미국 텍사스대 대학원 박사(공중위생학)는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커피 원두 그 자체에 포함되는 화학물질 전체를 보면 어느 정도 몸에 좋은 효과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다만 유기용제 추출에 의한 디카페인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로런 볼 호주 퀸즐랜드대 교수(지역보건학)는 "일반 커피는 제2형 당뇨병이나 치매 등 신경질환 발병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 이점이 있다.그러나 커피 원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할 때 염화메틸렌(디클로로메탄)이라는 유기용제를 이용한 디카페인은 건강상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염화메틸렌은 오래전부터 발암 독성 의심 물질로 분류되고 있지만 디카페인 커피를 추출할 때 비용이 적게 들고 향미도 더 좋다는 평가가 우세하다.우리나라는 커피 성분을 추출할 때 물,월드컵 관련 도서주정,이산화탄소만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이 때문에 커피전문점에서 '염화메틸렌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면 처벌받는다.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다.볶은 원두나 추출액 상태로 수입돼 가공되거나 캡슐커피와 인스턴트커피 등 완제품으로 들여오는 커피 속에 염화메틸렌으로 처리한 디카페인 커피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당뇨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 커피나 디카페인이나 차이가 없다.2014년 의학지 'Diabetes Care'에 발표된 연구논문 28건을 분석한 결과 디카페인을 마시는 사람과 일반 커피를 마시는 사람 모두 제2형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감소했다.
심장질환과 관련해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은 약간 달랐다.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마시지 않는 사람 44만9563명을 12년 반 동안 추적해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조사(논문 2022년 '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게재)한 결과 디카페인이든 일반 커피든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이 낮았다.큰 차이점은 일반 커피와 달리 디카페인은 부정맥 감소와 관련이 없었다.피터 키슬러 호주 앨프리드병원 베이커 심장당뇨병연구소 박사(심장전문의·논문책임저자)는 "이는 카페인에는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해 심장 리듬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병학회는 2022년 "통상적인 양의 카페인과 심방세동(부정맥의 일종) 위험은 관련이 없다"며 "심방세동 환자에게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도록 하는 지도는 유익하지 않다"는 권고를 내놓았다.
카페인은 또 편두통 경감에도 도움이 된다.2019년 'The American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반복성 편두통이 생기는 사람은 카페인 섭취로 인해 그 빈도가 줄어든다고 한다.이는 카페인이 편두통 치료제의 효과를 보강하는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반면 사람에 따라서 카페인으로 두통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사례도 있다.
그렇다고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안 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베르크하임 오스트리아 빈대학 박사(영양학)는 "커피 효능 이유가 카페인에만 있다면 카페인이 든 청량음료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커피의 건강 효과는 커피 섭취가 다른 습관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경우가 많아 '단언(斷言)'하기 쉽지 않다.그동안 연구자들은 커피를 마시는 습관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인과관계를 규명하려고 노력해왔지만 상관관계는 있어도 인과관계는 확인이 어려웠다.예를 들어 의료진 20만명 이상이 커피 소비 습관을 추적한 대규모 연구에서 "커피 섭취가 흡연율의 높은 수준과 관련이 있으며 이들이 직면하는 폐암의 건강 위험은 커피보다 오히려 흡연에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비흡연자로 한정해 분석하면 마시는 커피 양이 많을수록 사망 위험은 낮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규칙적으로 마시는 커피 양이 많을수록 장기적인 체중 증가가 억제된다는 관련성이 확인됐지만 이는 커피에 설탕을 넣지 않고 크림만 넣거나 블랙으로 마시는 사례로 한정됐다.이 결과는 일반 커피나 디카페인을 마시는 사람 모두 해당된다.로런 볼 교수는 "디카페인이든 일반 커피든 단맛을 더하지 않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