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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싸 직장인들 애용했는데
6월 구내식당 식사비 4.3% 급등
전체 물가-외식보다 상승폭 커
기업들 줄줄이 올려 직장인 한숨

9일 국회 도서관 구내식당에 4200원짜리 구식권은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이 구내식당은 지난달 3일부터 식권 가격을 600원(직원 기준) 인상했다.장승윤 기자
9일 국회 도서관 구내식당에 4200원짜리 구식권은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이 구내식당은 지난달 3일부터 식권 가격을 600원(직원 기준) 인상했다.장승윤 기자
15년째 국회 시설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A 씨는 점심에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할지 고민 중이다.지난달 국회 구내식당 밥값이 600원이나 인상됐기 때문이다.그는 “그나마 구내식당이 비교적 저렴한 편인데도 갑자기 크게 올라 부담이 크다”며 “월급은 거의 제자리라 팀의 절반 정도는 이미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있다”고 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이 많아졌지만 구내식당 밥값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직장인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 “기존 가격으론 인건비,월드컵 아시아 2 차 예선원재료비 못 대”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내식당 식사비는 1년 전보다 4.3% 올랐다.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의 1.5배가 넘는 오름 폭이다.전체 물가는 3개월 연속 내리며 2.4%까지 떨어져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하지만 6월 구내식당 식사비는 오히려 전달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전체 외식 물가 상승률(3.0%)보다도 1.3%포인트 높다.이미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는 전년보다 6.9% 오르며 역대 최대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구내식당들의 밥값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국회는 지난달 구내식당 식사비를 4200원에서 4800원(직원 기준)으로 인상했다.인상 폭은 14.3%로,평균적으로 2년마다 8.3%씩 올렸던 것에 비해 가팔랐다.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도 구내식당 식사비를 올리는 추세다.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A 대기업은 올해 5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구내식당 한 끼 가격을 60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렸다.

A 기업 관계자는 “기존 가격으로는 가파르게 오르는 인건비와 원재료 가격을 댈 수 없었다”며 “회사에서 식대를 통해 구내식당 비용을 일정 부분 보전해주긴 하지만 그것만으론 역부족이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 지난달 도시락 가격도 5% 넘게 상승

구내식당에서 주로 쓰이는 원재료 중 하나인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달 전년보다 6.5% 뛰었다.특히 농산물 상승률이 13.3%까지 치솟으며 가격을 끌어올렸다.사과(63.1%)와 배(139.6%) 등 과일 가격 오름세도 지속됐다.김은 28.6% 상승해 1987년 12월(34.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한 단체급식 업계 관계자는 “통상 고객사와 1년 단위로 식단가 계약을 하는데 그 시기가 특히 연중인 6,7월과 연말인 11,12월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한 물가가 올해 계약에 뒤늦게 반영되며 구내식당 비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제는 구내식당 식사비뿐만 아니라 외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며 직장인들의 지갑을 더욱 얇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지난달 도시락은 5.3% 오르며 외식 품목들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 폭을 보였고,월드컵 아시아 2 차 예선칼국수(4.7%) 햄버거(4.7%) 김치찌개백반(4.1%) 등 즐겨 먹는 먹거리도 4% 넘는 오름세를 보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물가가 장기화되며 내수 침체가 길어지고 있고 이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며 “내수 진작을 위해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음식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등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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