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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무를 주지 않으면 우린 춤을 출 거예요”
11일 오전 9시쯤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인근,나무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이들은 각자 목에 “神樹坪 拜托了 给安全护栏(선수핑 안전가드를 부탁합니다” “神樹坪 拜托了 给巨大的树吧(선수핑 큰 나무를 주세요)”라는 팻말을 하나씩 걸고,허리 뒤쪽에는 “큰 나무”를 뜻하는‘巨‘木'를 인쇄한 종이도 각각 붙이고 있었다.이들은‘판다의 나무 오를 권리’를 위한 퍼포먼스를 약 2시간 정도 이어갔다.
이는 지난 4월 중국으로 반환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거취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의미로 팬들이 진행한 퍼포먼스였다.팬들은 “푸바오가 공개 방사장으로 이동한 후 한달이 지났고,한중 양국의 팬들이 푸바오가 오르내릴 수 있는 튼튼한 나무를 (기지 측에)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제공되지 않고 있다”면서 “푸바오가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튼튼하고 커다란 나무가 제공되길 바란다”고 시위 취지를 밝혔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고모(36)씨와 나모(25)씨는 “중국대사관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보도록 일부러 아침 시간에 왔다”면서 “푸바오 관련한 시위가 너무 딱딱하게만 보이는 것이 싫어서 유쾌하게 해보고자 춤도 췄다”고 했다.직장인인 고씨는 “시위를 위해 연차도 썼다”면서 “오늘 시위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주말쯤 소셜미디어 틱톡에 게시해 중국인들의 공감도 끌어내려고 한다”고 했다.
고씨는 “푸바오가 머물고 있는 기지에는 푸바오가 오르내릴 수 있는 나무가 준비되어 있지 않고,푸바오가 편하게 쉬어야 하는 쉘터(shelter)에는 푸바오 발이 자꾸만 빠지는 문제가 있어 안전이 염려스럽다”고 했다.중국으로 반환된 판다들은 한 기지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나면 인근 기지로 옮겨진다면서 고씨는 “푸바오를 위하는 것은 결국 모든 판다를 위한 것이라는 취지에서‘판다의 나무 오를 권리’라는 문구를 앞세우게 됐다”고 했다.
응원 차 시위 현장에 온 이모(43)씨는 “직접‘민간 외교’에 나서겠다는 팬들도 있다”고 했다.이씨는 “푸바오의 생일인 오는 20일에 맞춰 중국 쓰촨성에 있는 판다 기지에 가는 팬들이 있다”면서 “기지 앞에서 사람들을 만나 직접 준비한 부채,뱃지 등 푸바오 굿즈를 나눠주고,중국 현지에서 푸바오를 비롯한 판다들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바오 팬들은 푸바오 반환 이후부터 푸바오가 머물고 있는 기지 측으로 거취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촉구해오고 있다.지난 5월에는‘국보라고 말해놓고 접객 의혹 사실이냐,진실하게 해명하라‘Love Fubao,No Abuse,Yes respect(푸바오 사랑해,아시안컵 쿠팡 중계진학대 금지,존중 환영)’라는 내용을 담은 1톤 트럭을 중국대사관 앞으로 보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에 앞서 이들은 10일 중국 기지 쪽으로 판다 방사장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문제들이 개선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항의하겠다” “푸바오를 위해서는 언제든,어디서든,어떻게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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