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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료식날 편지 공개…용산역 광장에 시민 분향소 설치
센터는 "분향소 운영에 앞서 수료식을 맞아 그간 박 훈련병의 어머니께서 느낀 소회를 담은 편지와 입영식 때 박 훈련병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면서 "유가족의 뜻에 따라 이를 공개한다"고 말했다.
숨진 훈련병의 모친은 편지에서 "12사단에 입대하던 날 생애 최초로 선 연병장에서 엄마 아빠를 향해 '충성'하고 경례를 외칠 때가 기억난다.마지막 인사하러 연병장으로 내려간 엄마 아빠를 안아주면서 '군생활 할만할 것 같다'며 '걱정마시고 잘 내려가시라'던 아들의 얼굴이 선하다"고 아들을 떠올렸다.그러면서 "'첫째도 안전,둘째도 안전,셋째도 안전하게 훈련시켜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우리 아들의 안전은 0.00001도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로또 1049 회 당첨 번호 확인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라고 물었다.
모친은 "망나니 같은 부하가 명령 불복종으로 훈련병을 죽였다고 하실 것인가 아니면 아들 장례식에 오셔서 말씀하셨듯 '나는 그날 부대에 없었다'고 핑계를 대실 것인가,아니면 '옷을 벗을 것 같습니다'라던 말씀이 책임의 전부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박 훈련병의 모친은 아들이 '얼차려'를 받은 상황과 쓰러진 뒤 군대의 조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그는 "군이 처음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에게 씌운 프레임은 '떠들다가 얼차려 받았다'이다.나중에 알고 보니 동료와 나눈 말은 '조교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 같은 말이었다고 한다.자대배치를 염두에 두고 몇 마디 한 것일 뿐일 텐데 그렇게 죽을죄인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군장을 다 보급받지도 않아서 내용물도 없는 상황에서 책과 생필품을 넣어 완전군장을 만들고 총을 땅에 안 닿게 손등에 올려 팔굽혀펴기를 시키고,총을 떨어뜨리면 다시 시키고,잔악한 선착순 달리기를 시키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보를 뛰게 하다가 아들을 쓰러뜨린 중대장과 우리 아들 중 누가 규칙을 더 많이 어겼느냐"고 지적했다.
박 훈련병이 명령에 따라 얼차려를 이행한 데 대해선 "괜히 잘못했다가는 자기 때문에 중대장이 화가 나 동료들까지 가중되는 벌을 받을까 무서웠을 것"이라며 "굳은 팔다리로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며 얕은 숨을 몰아쉬는 아들에게 중대장이 처음 한 명령은 '야 일어나.너 때문에 뒤에 애들이 못 가고 있잖아' 였다고 한다.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고 비통해했다.
박 훈련병은 지난달 23일 강원 인제군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던 중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다른 훈련병 5명과 함께 완전군장을 하고 선착순 달리기,로또 1049 회 당첨 번호 확인팔굽혀펴기,구보(달리기) 등의 군기훈련을 반복해 받다가 쓰러져 이틀 뒤 숨졌다.훈련병의 사인은 열사병으로 인한 다발성장기부전을 동반한 패혈성 쇼크로 확인됐다.
박 훈련병의 모친은 이날 서울 용산역 광장에 차려지는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오후 6시부터 직접 시민을 맞이한다.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곳에서 분향소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