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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복귀 가를‘3대 승부처’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도 처벌하지 않겠다고 8일 발표한 것은 마지막 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4개월 넘게 복귀하지 않아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전공의 1만여 명을 처벌하지 않기로 한 것은‘불공정한 법 적용’시비를 낳을 수 있어 정부로서도 작지 않은 부담이다.그럼에도 정부는 15일까지 전공의들이 거취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 8%대에 갇혀 있는 전공의 복귀율을 더 끌어올리려는 선택을 한 것이다.정부와 의료계에선 “이날 정부 발표가 전공의 이탈로 촉발된 대형 병원의 진료·수술 차질 등을 정상화시킬지 여부는 향후 3대 승부처에서 결정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①'빅5′ 충원율
정부·의료계 관계자들은 “빅5(5대 대형 병원)의 전공의 충원율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빅5는 심·뇌혈관,야구장 배달암 환자 등 위급한 국내 중증·응급 환자 치료를 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의료 파행은 엄밀히 말하면 빅5 파행”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빅5는 대형 병원들 중에서도 전공의 의존 비율이 40%대로 특히 높다.빅5 전공의 2700여 명이 지난 2월 집단 이탈하면서 현재 이 병원들의 수술·입원은 반 토막이 났다.이들의 빈자리가 많이 채워질수록 정부는 중환자 수술이 막히는‘의료 파국’부담을 줄일 수 있다.반면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동력은 꺾일 공산이 크다.
게다가 빅5 충원율은 다른 대형 병원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올 9월 하반기 모집 때 인지도가 높은 빅5의 전공의 빈자리를 다른 병원 전공의들이 채우는 식으로 연쇄적인‘상향 대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이렇게 되면 중환자를 많이 보는 대형 병원들의 전공의 공백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정부 관계자들은 “반대로 빅5 전공의 충원율이 낮으면 전공의 이동이 별로 없다는 것이어서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의료 차질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했다.
②'필수과 의사’복귀율
한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전공의 복귀율 자체보다 필수 진료과 레지던트가 얼마나 돌아오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전공의 중 의대를 갓 졸업한 인턴은 전공 과가 없지만,그다음 단계인 레지던트는 전공이 있다.응급의학과,신경외과,흉부외과,야구장 배달소아과 같은 필수 진료과 레지던트가 많이 돌아와야 한다는 뜻이다.필수 진료과 의사들이 중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4일 기준,전국 211개 수련 병원(중·대형 병원)으로 복귀한 레지던트 998명(9.5%) 중에는 필수 진료과보다 비(非)필수 진료과 의사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인기 과인 피부과,야구장 배달성형외과 레지던트 과반은 전문의 자격증을 딴 뒤 대형 병원에 남아 화상 환자 등을 치료하기보다는 개업을 해서 고소득을 올리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③단일 대오냐 각자도생이냐
정부가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이탈 전공의를 처벌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은 전공의들의 단일 대오를 느슨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많다.전공의 복귀율이 한 달 넘게 8%에 머물러 있는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복귀하면 배신”이라는 전공의 내부의‘단일 대오’분위기였다.복귀하고 싶어도 동료 눈치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이탈 전공의들이 자기들의 복귀를‘배신’이 아닌‘개인적 결정’사안으로 받아들이기를 기대하고 있다.복귀를 하든 개원을 하든 본인 마음이라는 분위기가 확산해야 돌아오고 싶어 하는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서울의 대학 병원 관계자들은 “전공의 복귀율이 30%를 넘기면 이탈한 전공의와 의대생의 단일 대오가 급격히 깨질 것”이라며 “복귀율이 10~20%대에 머물면 전공의 공백은 1년 이상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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