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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재단 주최 美 참전용사들과 韓 사관생도·대학생간 만남
“참전용사 결의와 희생 없었으면 우리 여기에 없었다” 감사 표시
“(6.25전쟁 때) 미군은 3만7000명이 전사했지만,한국 군은 10만명이 넘게 죽었습니다.우리는 함께 피를 흘렸습니다.미국도 함께 싸운 한국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14일 워싱턴DC 참전용사촌에서 6.25전 용사 존 베이커(95)씨가 한국 사관학교 생도들과 대화하고 있다.베이커씨는 이날 "함께 싸워준 한국에 우리도 고맙다"라고 했다./이민석 특파원 
14일 오후 미 워싱턴DC 북쪽 노스캐피털 스트리트 인근의‘참전 용사촌’(Armed Forces Retirement Home)에서 만난 6·25 참전 용사 존 베이커(95)씨는 70여년 전 전쟁을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1929년 남부 아칸소주(州) 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칸소 주방위군에 입대한 뒤 6·25 전쟁에 참전했다.미 육군 제235야전포병 관측대대 소속으로 그는 우리측 철원과 김화,2018 월드컵 우승후보북한의 평강을 잇는 삼각형 지역을 뜻하는‘철의 삼각지대’에서 포병으로 싸웠다.손에 꼽히는 6·25 격전지였다.전쟁 발발 직후부터 1953년 7월 정전이 될 때까지 전장터에 남아있었던 그는 “온몸이 얼어붙는 혹한(酷寒) 속에서 포탄이 매순간 오갔다”며 “동료들의 상당 수가 죽거나 다쳤다”고 했다.전쟁이 끝난 지 수십년지 지났지만 그는 동료를 언급하면서 수차례 울먹였다.
베이커씨를 포함해 6·25전에 참전한 20여명의 미국 용사들이 이날 워싱턴DC의 요양원에서 한국의 사관생도들과 만났다.한미동맹재단이 후원하는 한국 대학생 평화안보연구회(U-SPECK) 소속 육·해·공 사관생도 42명과 20대 대학생 14명이 6·25 참전 용사들을 만나기 위해 이 곳을 방문했다.
베이커씨는 이날 “전쟁으로 한국의 상태는 처참했지만 불과 몇 십년 만에 회복했다”며 “한국의 변화를 보고 정말 많이 놀랐다”고 했다.이어 “한국전에서 싸웠던 전우들에 이어 자유를 위해 싸우기로 결심한 (젊은) 한국의 생도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93세의 리처드 로빈슨씨의 한국 복무 당시 모습(왼쪽 사진)과 현재 모습.그는 14일 "한국전쟁에 참여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이민석 특파원,2018 월드컵 우승후보미 참전용사촌 
92세의 리처드 로빈슨씨는 1952∼53년 한국전에 참전했다.옛 서울대 캠퍼스에 자리한 미 8군 사령부에서 행정병으로 기밀을 전방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일본 요코하마 부대에서 총을 받은 뒤 사세보항을 거쳐 배를 타고 부산에 내렸다.이후 대구를 거쳐 서울에서 복무하게 됐다.그는 “매일 오전 상부에 기밀 정보를 취합해 올렸다”며 “가끔 (팩스 등이 고장났을 때는) 전투차량이 직접 비문을 전방으로 날랐다”고 했다.그가 서울 복무 당시 찍은 사진을 한 육사 생도에게 보여주자 생도가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한 공사 생도가 “한국을 위해 싸워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자유 국가가 아닌 공산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 하자 로빈슨씨가 환하게 웃었다.
로빈슨씨는 “한국전쟁에 참여한 것이 자랑스럽다.한국전과 관련해 7개의 메달을 받았다”며 “그러나 나는 한 게 거의 없고,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다.나에게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 6.25 참전용사(가운데)가 14일 오후 워싱턴DC 참전용사촌에서 만난 사관생도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민석 특파원 
육군사관학교 3학년 이재학 생도는 이날 연단에서 “한국인들은 항상 당신들의 도움과 희생을 기억하고 있다”며 “여러분(참전용사)들 덕분에 미국 군인은 세계에서 가장 용감하고 위대한 군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뒤이어 공군사관학교 4학년 조애녹 생도는 “70여년전 한국은 전에 겪어보지 못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었다”며 “그러나 미국은 3만7000명의 전사자를 내가며 우리를 지켰다.당신들 때문에 우리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그가‘필승’이란 구호와 함께 경례를 하자 미국 용사들이 감격스러운 듯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김정원(23)씨는 “그간 6.25 전쟁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용사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숭고함이 느껴졌다”며 “한미 동맹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꼈다.한미 관계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한미동맹재단 주관으로 생도들과 대학생들은 전날엔 6·25전쟁에서 다리와 팔 일부를 잃고도 수술 후 복귀해 현역으로 참전한 고(故) 윌리엄 어니스트 웨버(1925~2022) 육군 대령의 묘지(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했다.예비역 육군 소장인 신경수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이 이날 “참전용사 여러분들이 고령이지만 내년에 꼭 한국으로 초대하고 싶다.내년에 꼭 건강하게 다시 만나야 한다”고 하자 용사들은 웃음을 터뜨렸다.신 총장은 용사들의 참전 이야기를 담아 조만간 책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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