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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EU '요소 수입' 3분의 1이 러시아산
우크라 침공 이후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유럽 생산자 타격
"조치 취하지 않으면 유럽 생산 능력 사라질 것"
일부 기업 유럽 이탈…"유럽 비료 산업 위기"
값싼 러시아산 비료가 시장에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내 생산자들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역외로 돌릴 시 장기적인 식량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업계 경고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천연가스에서 생산되는 암모니아를 원료로 하는 유기 화합물인 요소 등 일부 러시아산 비료의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유로스탯(Eurosat)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질소 기반 비료인 요소에 대한 EU 수입의 3분의 1은 러시아산이다.특히 폴란드의 러시아 요소 수입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021년 8천4백만달러에서 2023년 1억2천만달러로 급증했다.
이 같은 수입의 증가는 유럽의 농부들에게는 도움이 되고 있지만 역내 자체 비료 생산업체들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에너지 기업 MET 그룹의 벤자민 라카토스 CEO는 "유럽 비료 산업에 위기의 해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비료 회사의 운영 비용 중 70~80%가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만큼 업계가 가스 및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해 다른 분야보다 더 빨리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업계는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도태된 생산업자들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역외 수출로 방향을 돌리면서 유럽의 생산 능력뿐 아니라 장기적인 식량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경고한다.
전 세계 최대 암모니아 생산국인 독일의 SKW 스틱스토프베르케 피에스테리츠의 페트르 싱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우리 비료보다 훨씬 저렴한 러시아산 비료가 넘쳐나고 있다"며 "유럽의 생산자들과 달리 러시아 생산자들에게 천연가스 가격은 땅콩 값"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인들이 행동하지 않으면 유럽의 생산 능력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의 질소 기반 광물 비료 생산업체 중 하나인 야라인터내셔널의 스베인 토레 홀세테르 CEO 또한 "유럽이 러시아 비료에 의존하며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우려했다.
이들은 유럽이 식량안보 저해를 피하고자 러시아의 식량과 비료 수출에 대한 제재를 면제했으나 러시아가 이러한 허점을 이용해 전쟁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탐 밴톤 식품 안보 전문가는 "세계가 점점 더 경쟁과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초점이 시장 효율성에서 공급 보안으로 전환돼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일부 대형 에너지 기업은 유럽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세계 최대 화학그룹인 바스프는 지난 몇 년간 비료를 포함해 유럽 내 사업을 축소하고 대신 미국과 중국에 신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싱그 CEO는 "조만간 우리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이를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SKW 또한 유럽 시장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