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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비판에는 반응…설명할 기회 있을 것"
"모아타운 투기 번지수 잘못 짚어…후회할 것"
현대차 GBC 논란에 "층수 절반이면 다른 계획"
마포구 소각장 논란에 "시내 어딘가는 만들어야"
이재명에 "공개적 자리에서 궤변 늘어놓다니"
"손목닥터9988 백만명 이용…청계천보다 못한가"
[서울=뉴시스] 박대로 이재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100m 높이 대형 태극기' 설치 논란에 "귀를 더 열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오 시장은 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광장 100m 높이 게양대 태극기 설치 계획에 대해 "광화문광장에 태극기 게양대를 만드는 문제는 귀를 더 열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달 25일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반대 여론에 직면하고 있다.
그는 이어 "여러분 다 아시다시피 저는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 아니냐"며 "저는 합리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비판에는 반응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오늘은 거기까지만 말씀을 드릴 것이다.조만간 설명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이상 말씀드리면 오늘 기자간담회 제목이 잘못하다가 그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오늘 그 답변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시 행정 현안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동에 조성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55층 설계 변경에 관해서는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현대차는 원안이던 105층 건물을 55층 건물 2개로 바꾸겠다며 설계변경 의사를 밝혔고 서울시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현대차 그룹이 내놓은 새로운 건설 계획은 기존의 계획과 완전히 다르다.100층을 90층으로 낮추겠다는 게 아니라 초고층 건물을 하나 짓는 걸 몇 개로 나누어서 층수는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이게 어떻게 같은 계획이냐.다른 계획이지"라고 짚었다.
오 시장은 마포구 상암동에서 추진 중인 신규 쓰레기 소각장 건립 계획에 대해서는 강행 의지를 표명했다.그는 "국민 여러분들이 정부의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권한을 준 것은 협의하고 설득하고 대화할 때는 하지만 그것이 안 될 때는 단호해야 될 타이밍에는 단호하라고 권한을 주신 것"이라며 "쓰레기 소각장은 만들어야 된다.서울 시내 어딘가에는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모아타운을 둘러싼 논란과 투기 의혹 관련해서 오 시장은 "기획부동산들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그 땅을 산 사람들은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사업시행구역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아타운은 기존 재개발과 다르다.좋은 제도를 악용하면 불이익을 가게 하는 게 필요하다.이 땅을 매입한 분들은 앞으로 이런 짓을 하다가 손해 본다는 모범사례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오 시장은 "한강 르네상스만 해도 15년 전 한강 모습을 생각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지금은 한강변 없으면 서울시민이 어떻게 여가시간을 보내나 싶다"면서 "'당신의 청계천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늘 받는다.손목닥터9988을 100만명이 이용하고 화제인데 이게 청계천만 못한가 싶다"고 밝혔다.
이날 오 시장은 정치 분야에 관해서도 거침 없이 견해를 밝혔다.
그는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한테도 돈을 줘야 불만이 없다'는 이 전 대표의 기본소득 관련 언급에 대해 "궤변 중에 백미다.똑같은 돈을 나눠줘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논리적 근거를 찾다 보니 그런 것"이라며 "정말 궤변도 그런 궤변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늘어놓으면 안 된다.세금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분을 더 도와야 되는 것이 세상의 상식 아니냐"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어쨌든 정책 우수성이나 효과성,작혼 마작가성비 등을 따지면 기본소득은 안심소득에 범접할 수조차 없다"며 "현행 기초수급자 제도에서는 탈피율이 0.07%로 0.1%가 채 안 된다.그에 비해 안심소득의 탈피율은 4.8%로 혁명적인 수치이자 일상의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 번 기초수급자가 되면 평생 거기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기존 제도에 비해 안심소득이 얼마나 상대적으로 장점이 많은지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전임 고(故) 박원순 시장이 펼쳤던 정책 역시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보궐선거부터 합해서 임기가 3년 정도 지났는데 처음 1~2년은 전임 시장 시절 잘못된 길을 갔던 것을 다시 제대로 방향을 설정하는 데 에너지를 투입했다"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상당히 소모가 될 게 아쉽다"고 언급했다.
이어 "속도 조절을 해가면서 꼭 필요한 분들에게 물량을 공급하는 업그레이드된 주거 정책을 펼 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지만 10년 동안 황금 같은 기회를 놓쳤다"며 "주택 가격을 다락같이 올려놓은 다음에 이제 와서 하려는데 확장 재정 정책이 발목을 잡아서 건설 원가가 급등하고 있다.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시정에 관해 비판 목소리를 높이는 시민단체들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시민단체는 때로는 일반 시민들의 시각과 유리 될 때도 있다"며 "10년 전에 토건 반대를 구호로 외쳤을 때 멋있었고 사람이 먼저다 외칠 때 멋있었지만 그 결과가 어땠나.시민단체는 애써 외면하지만 시민들은 아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대권 도전에 관해서는 여운을 남겼다.그는 "유권자들께서 서울시장 하라고 뽑아놨는데 임기 반환점 도는 시점에 벌써 대권 운운하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늘 어느 자리에 가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왔다"며 "어제도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임해서 일에 매진하겠다는 취지의 각오를 다시 한 번 말씀드린 바 있다.그 답변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관해서는 서울시 공약을 당에 접목시키는 비전 있고 품격 있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오 시장은 밝혔다.그는 "제발 좀 이번에는 비전과 품격이 있는 대표가 탄생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비전은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다.정치결사체의 존재 이유다.비전이 부실하면 대표할 자격이 없다"며 "정당의 대표는 품격이 있어야한다.상대방이 품격을 잃어버릴수록 더 품격이 중요한 덕목이 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또 "우리 당 후보 중에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비전으로 삼고 대표직을 수행하겠다는 분을 지지할 생각"이라며 "만나 뵐 때마다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