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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中전기차 관세 최고 47.6%로 인상
폭스바겐·BMW “경쟁력 강화 방법 아냐” 반감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유럽연합(EU)이 5일(현지시간)부터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을 최고 47.6%로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파급 효과에 대한 여러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유럽을 상대로 무역보복에 나설 수도 있고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유럽 소비자의 부담이 커진다는 전망도 있다.
EU 집행위는 4일 관보에 게재한 208쪽 분량의 규정문에서‘불공평한 가격’을 관세 인상의 이유로 들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수입품이 대량 증가하고 이 상품들의 시장 점유율 급증에 유럽 시장이 노출되는 것은 막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확정관세 결정 시한인 11월 전까지 중국 측과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관세 조치의‘역풍’을 EU도 잘 안다는 방증이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수석 집행위원장은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화 중이며 실제로 상호간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찾으면 결국엔 (확정)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그 해결책이 현재의 시장 왜곡을 해소해야 하고 시장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을 줄이면서도 역효과는 최소화해야 하는 EU의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다.
유럽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EU의 취지와 달리 정작 업계는 이번 조치에 반감이 크다.
폭스바겐은 “이번 결정의 부정적 영향은 유럽,월드컵 경기장 콘서트특히 독일 자동차 산업에 있을 수 있는 그 어떤 이익보다도 더 크다”고 비판했다.
올리버 칩세 BMW 최고경영자(CEO)는 “추가 수입관세 도입은 더 이상 나아갈 곳 없는 막다른 길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 조치는 EU 제조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중국도 확정관세가 결정되는 11월 전까지 EU와 계속 협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맞불 조치를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중국은 프랑스산 코냑을 포함한 브랜디를 비롯해 유럽산 돼지고기,월드컵 경기장 콘서트유제품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이미 개시하거나 예고했다.
중국 내에서는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고배기량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관세 폭탄’의 여파를 오히려 유럽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EU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면서 전기차 수요가 높아진 터에 중국산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면서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제조차 니오(NIO)는 성명에서 EU의 관세 부과 결정에 따라 유럽에서 판매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상하이자동차(SAIC)가 소유한 영국 브랜드 MG는 로이터에 MG4 모델을 언급하며 확정관세가 결정되는 11월까지는 가격 인상 없이 판매할 재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11월 이후엔 판매가 인상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언급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잠정 관세율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에는 적용되지 않는 허점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중국 제조사들이 순수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 쪽으로 판매 전략을 아예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BYD는 2026년 이전에 가동 예정인 헝가리 신규 제조공장에서 전기차는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를 생산할 예정이다.올여름에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첫 PHEV를 출시한다.
최고 관세율을 적용받게 될 상하이자동차(SAIC) 역시 PHEV쪽에 더 비중을 둘 이유가 생겼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지난 2월 SAIC는 영국에서만 판매하던 MG3 하이브리드 모델을 EU에서도 출시한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