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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중구의 한 마트에서 만난 종업원 이윤희(65)씨가 빈 나물 진열대를 가리켰다.원래 취나물·참나물·비름나물이 놓여 있어야 할 진열대는 텅 비어 있었다.이씨는 “원래 나물 취급을 많이 하는데 (장마 때문에) 너무 비싸 들여오지를 못하고 있다”며 “상추도 요즘 4㎏짜리 한 상자에 거의 10만원에 사 온다”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주‘역대급 폭우’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상공인과 서민들이 시름하고 있다.짧은 시간 동안 집중 호우가 쏟아지며 농작물 대부분이 물에 잠긴 탓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지난 12일 기준 전국 농작물 침수 면적은 1만756㏊(헥타르·1㏊는 1만㎡)로,챔피언스리그 관람료축구장 1만5천개를 합친 넓이를 넘어선다.
이에 주요 채소류의 가격도 크게 뛰고 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를 보면 15일 기준 전월 대비 농산물 도매가격 상승률은 청상추 223%,오이 178%,시금치 124% 순이다.청상추는 한 달 새 가격이 3.2배 이상 오른 셈이다.평년 대비 가격을 따져도 당근 121%,무 91%,챔피언스리그 관람료오이 79% 순으로 대부분 채소 가격이 크게 올랐다.
소비자뿐 아니라 채소를 곁들임 반찬으로 내놓는 음식점 사장들도 시름을 겪기는 마찬가지다.서울 중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아무개씨는 “요즘 정말 힘들다.우리 가게는 상추·깻잎·마늘·고추 같은 (회를 싸 먹는) 쌈채소가 많이 필요한데 장마 때문에 가격이 이래서 어떡하느냐”고 하소연했다.중구의 한 고깃집 직원 진선희씨는 “여름에 주로 나는 미나리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원래 우리 가게는 손님들이 미나리도 구워 먹을 수 있게 했는데,챔피언스리그 관람료너무 비싸서 저번 주부터 잠시 들여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상추·깻잎은 침수 피해가 없는 지역에서 곧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가격 상승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이어 “배추 2만3천톤,무 5천톤의 정부 가용물량을 시장 상황을 보아 가며 공급하는 등 총력 대응을 통해 체감 물가를 안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기후 변화에 대응한 농식품 수급 안정 체계 구축 등 구조적 개선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