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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권혁호 수의사의 반려랩
말 못하는 작은 가족 반려동물,어떻게 하면 잘 보살필 수 있을까요.미국 캘리포니아주와 국내 여러 동물병원에서 멍냥이를 만나온 권혁호 수의사에게 반려동물의 건강,생활,trận đấu la liga영양에 대해 묻습니다.매주 화요일 오후 2시 권혁호 수의사의 반려랩과 댕기자의 애피랩이 번갈아 연재됩니다.궁금한 점은 언제든 로 보내주세요!(한겨레‘오늘의 스페셜’연재 구독하기)
Q.올해도 때 이른 찜통더위에 기후변화를 절실히 체감하게 됩니다.녹아내리는 북극 유빙 위에 서 있는 비쩍 마른 북극곰이나 대규모 산불로 불에 그을려 죽은 코알라 등을 보면 야생동물에게 기후변화는 정말 무서운 재앙처럼 보이는데요,반려동물에게는 별다른 피해가 없는 걸까요?
A.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기후변화는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당면한 가장 큰 이슈입니다.폭염뿐 아니라 걷잡을 수 없는 산불,trận đấu la liga초대형 허리케인,갑작스러운 홍수까지 이상 기후로 지구 생태계가 신음하고 있죠.지난 201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7차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에서 채택한 생물다양성 조사보고서만 보더라도 현재 지구의 멸종 속도는 과거 1000만년 평균보다 수십 배나 빠르고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멸종이 반려인이나 반려동물에게 당장 일어나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날씨의 급격한 변화와 각종 재난은 이미 여러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주된 영향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①진드기나 벼룩과 같은 외부기생충의 피해가 늘어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기온이 점차 따뜻해지면서 여름에만 주로 활동했던 진드기·벼룩이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활동하거나 한 해 내내 살아남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문제는 진드기와 벼룩이 반려동물의 몸을 물거나 피를 빨게 되면,이에 기생하고 있던 병원체가 동물에게 옮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외부기생충이 동물에게 옮긴 병원체들은 반려동물의 적혈구에 기생하면서‘바베시아 감염증’나‘에를리키아증’과 같은 질병을 유발합니다.흔히 들어보셨을‘쓰쓰가무시병’이나‘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그에 속합니다.이 질병들은 반려동물뿐 아니라 사람한테도 옮길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외부기생충 매개 질환의 증상은 반려인이 그 원인을 금방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일반적으로 △관절이 붓거나 염증이 생김 △걸음걸이가 뻣뻣해짐 △활동이 줄고 기력이 없어짐 △식욕이 줄어들거나 사라짐 △평소보다 몸이 뜨겁고 열감이 느껴짐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다른 질환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입니다.그러니 평소 가지 않았던 공원이나 산에 다녀왔거나 야외 캠핑을 한 뒤 반려동물이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동물병원에 방문해 진료받는 것이 필요합니다.나아가 진드기·벼룩이 좋아하는 덥고 습한 곳을 좋아하니 수풀이 우거진 곳,비온 뒤 풀숲에는 되도록 가지 않는 것이 좋겠죠.
②모기로 인한 피해도 마찬가지입니다.고온다습한 기후와 잦은 비로 고여있는 물웅덩이들이 많아지면서 모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지면서 모기의 서식 영역도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모기가 더 오랜 기간 생존할수록 반려동물도‘모기 매개 질환’에 더 많이 노출되게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심장사상충입니다.모기를 통해서만 감염되는 기생충인 심장사상충은 개나 고양이의 심장에서 자라는 기생충인데,독특한 삶의 주기를 갖고 있습니다.모기가 이미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개나 고양이의 피를 빨면,혈액 안에 있던 심장사상충 유충을 같이 섭취하게 되는데요,이 유충은 모기 몸속에서 다른 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도록 자라납니다.이후 모기가 다른 개·고양이의 피를 빨면 유충도 함께 동물에게 전파됩니다.
이렇게 반려동물의 혈액으로 들어간 유충은 약 2달 동안 성충으로 자라나 동물의 심장에 자리를 잡습니다.성충은 다시 개·고양이의 몸에 유충을 낳고,이 동물의 피를 모기가 흡혈하면 연쇄적으로 감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심장사상충 감염으로 인한 증상은 제때 치료하지 않는다면 반려동물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질병입니다.감염되었을 때는 기침,헐떡임,식욕 저하 등 불특정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반려인은 물론 수의사들도 증상만으로는 알아차리기 쉽지 않습니다.때문에 평소 예방과 정기검진을 통해 감염 초에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워진 날씨는 ③반려동물을 열사병에도 취약하게 만듭니다.나이가 들어 체온 조절이 어렵거나 심장병·호흡기 질환과 같이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반려동물,또 주둥이가 짧아 평소에도 호흡이 어려운 단두종 동물들(퍼그,프렌치 불도그,시츄 혹은 먼치킨 고양이 등)은 기온 상승으로 인한 열사병에 특히 치명적입니다.
개와 고양이는 사람처럼 땀을 배출해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입을 벌려 열을 내보내거나,발바닥을 통해 소량의 땀을 배출합니다.그런데 주위 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열사병에 걸리게 됩니다.열사병의 주요 증상은 과도한 헐떡임,침 흘림 그리고 잇몸 색이 청색이나 자주색으로 바뀌는 것 등입니다.열사병은 방치하게 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습니다.무더운 날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거나 자동차에 오래 타고 있는 일은 피하는 게 좋겠죠.
마지막으로 ④기후변화는 음식 공급망에 변화를 일으키며 반려동물 먹거리에도 문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태풍과 홍수로 인한 수질 변화와 식용수의 감소,trận đấu la liga불안정한 농작물 수확 등은 반려동물 사료에 들어가는 원재료의 수급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급변하는 기후로 인해 원재료의 생산량이 줄거나 각종 자연재해로 아예 생산이 중단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태풍·홍수 등은 또한 오염된 물의 이동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동물에게 설사를 일으키는 원충성 질병이나 개홍역 감염의 위험성도 높이게 됩니다.그야말로 기후변화와는 먼 것처럼 느껴졌던 일들이‘나비효과’처럼 차례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기후변화와 멍냥이,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여파에 인간도,야생동물도,반려동물도 예외는 없습니다.더 길고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해 친환경·저탄소 생활에 동참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권혁호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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