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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찾은 세계 최대 도서전 대표
“독자가 팬이고 독자층이 팬덤 형성…
서울국제도서전은 아시아 문화의 중심”
세계 최대 도서전으로 꼽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의 유르겐 부스(49) 대표가‘2024 서울국제도서전’을 둘러본 소회다.지난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행사장에서 다음날 서울을 떠나는 그를 만났다.강재호 서울대 사회과학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미디어사회학 전공)가 통역을 맡았다.
부스는 학술 서적을 만들다 지난 2005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대표가 됐다.이후 19년 동안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을 책임지고 있으며,지난 30여년 동안 출판계에 종사하면서 약 100여개국의 도서전을 방문했다.누구보다 도서전에‘빠삭한’그이기에‘2024 서울국제도서전’이 다른 나라의 도서전과 비교해 어떤 특징이 있는지,또 이전에 방문했던 서울국제도서전과는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서울국제도서전에 들어서자마자 방문객은 잘 배치된 책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반면 저작권을 사고파는‘저작권 센터’는 행사장 한쪽에 있지요.이것은 방문자 중심으로 도서전을 구성했다는 의미죠.비즈니스 중심의 도서전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가 비즈니스도 놓치지 않으면서 방문객 중심으로 잘 구성했다고 봅니다.또 서울국제도서전이 이제는 국제적인 장,아시아 문화의 중심이 됐습니다.저도 이곳에 와서 일본과 대만 도서전 담당자들을 만났고,국제출판협회 관계자들도 많이 만났습니다.사우디아라비아 부스나 프랑스 부스도 가봤는데 굉장히 활기차더라고요.다른 도서전에서는 아랍 국가부스가 이렇게 활기찬 모습을 보기 힘듭니다.”
디지털 문명의 영향으로 책을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세계 최대 도서전의 책임자는‘책의 미래’를 어떻게 내다볼까.부스는 사람들이 텍스트를 스마트폰으로 보건 피디에프(PDF) 파일로 보건 종이책으로 보건 어떤 형태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더 중요한 것은 길고 복잡한 글을 읽을 수 있느냐 여부인데,갈수록 독자들이 짧은 글만 선호하고 있어 걱정했다.
그는 “길고 복잡한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또 어떤 글을 읽을 건지 말 건지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그 문해력이 민주주의의 토대”라고 강조했다.따라서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에서 길고 복잡한 텍스트를 읽을 수 있게 훈련을 잘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스는 한국 출판산업과 미디어 산업이 다른 나라 출판인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제공해주고,상당히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출판사들은 책의 저작권을 영화나 게임,웹툰 등 다양한 미디어로 연계해 판매하고 또 반대로 구매도 해요.산업적으로 앞서 있지요.케이팝 스타가 인기 있는 것처럼 이제는 한국의 책 저자들,책 문화 뒤에 가려져 있는 사람들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그리고 보다 젊은 작가들의 책을 번역해서 세계에 알리세요.독일에서만 해도 너무 나이 많은 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번역됐거든요.”
서울국제도서전에 호평을 쏟아놓은 그는 “사람들은‘이야기’(story)를 계속 좋아할 것이고,그 이야기는 계속되고 또 계속 될 것이다.책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확신에 가득 찬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