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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고위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 비판 기자회견
"근본적인 해결책 아냐…고용보험 가입자만 수혜 받아"
"젠더 불평등이 최대 원인…성차별적 노동시장이 문제"
인구전략기획부 관련 "인구는 인구로 대응하면 안돼"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여성노동계가 지난달 19일 발표된 저출생고령사회대책위원회(저고위)의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과 관련해 "'여성'을 삭제하고 저출생을 단지 '인구' 문제로 사고하고 있다"며 "정부의 저출생 대책이야말로 국가비상사태"라고 주장했다.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또 이들은 저출생의 근본적 원인으로 "현재와 미래의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와 일터와 삶에서의 성별 불평등"을 꼽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한국 fa컵전국여성노동조합,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으로 구성된 여성노동연대회의와 '이주 가사·돌봄 시범사업 저지 공동행동',그리고 '주4일제 네트워크' 등 여성노동계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에서 저출생 대책 비판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저고위는 일·가정 양립과 돌봄을 저출생 극복의 핵심과제로 보고 지원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일·가정 양립 과제와 관련,중소기업을 위해 육아휴직 대체인력지원금을 신설하고 대체인력지원금을 일괄적으로 8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확대했다.또 직접고용뿐 아니라 파견근로자 사용 시에도 인건비를 지원한다.대체인력 확보가 어려운 지역이나 업종에 대해서는 외국인 근로자,한국 fa컵유학생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배우자의 출산휴가를 확대하고 출산휴가신청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합신청제도도 운영한다.
돌봄 지원의 경우 고용노동부는 올해 하반기 서울지역에 시범 도입 예정인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내년 상반기 1200명까지 전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또 외국인 유학생과 외국인근로자의 배우자에게 가사돌봄 활동을 허용하고 민간기관의 중개도 가능하게 한다.
이와 관련해 여성노동계는 입을 모아 "이번 저출생 대책은 양극화를 더욱 부추길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정부가 저출생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대책이 "이미 아이가 있는,고용보험에 가입된,집을 살 여력이 있는 이들에 한정된 대책"이라고 했다.
특히 육아휴직과 관련해서 "일정기간 고용보험에 가입된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권리이며 이 안에서도 대부분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종사자"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사각지대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돌봄지원 관련 "노동시간 단축 없이 아이를 키우는 일의 외주화만 궁리하고 있다"며 "심지어 이주 가사노동자를 싼값에 들여와 떠맡길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저출생 문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주장했다.
먼저 여성노동계는 "젠더 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저출생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장시간 노동이 당연한 한국사회에서 돌봄 전담자로 여성이 상정됐고,성평등한 결혼생활과 부부 관계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결혼 자체를 꺼리게 된다"고 했다.
또 "불안정한 고용,사회 양극화도 저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이들은 "저임금과 비정규직 고용을 강요받아 미래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했다.그러면서 "특히 성차별적 노동시장에서 하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출산 기피는 더욱 심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모인 단체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저출생과 고령화에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인구전략기획부'와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인구는 인구로 대응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인구의 증감 자체가 정책 목표가 될 경우 인구 통제라는 구시대적 정책 운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노동계는 기자회견을 마치며 정부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촉구하기도 했다.이들은 ▲성차별적인 노동시장 문제 해결 ▲한국 사회 전반의 젠더 불평등 해소 ▲주거·돌봄의 공공성 강화 ▲이주민에 대한 차별 철폐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구성할 권리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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