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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넉 달 연속 둔화하며 3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다.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그동안 인플레이션 주범으로 지목돼온 주거비가 재차 반등해 0.5%p의 금리를 인하하는 '빅스텝'은 기대감은 후퇴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2% 상승했다.4개월 연속 둔화됐으며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연간 상승률이다.시장 전망치에 부합하고 전달의 3.3%에서 소폭 둔화됐다.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예상치와 일치했다.
항목 별로 지난달 중고차 가격이 2.3% 하락해 두 달 연속 떨어지며 CPI 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항공료도 1.6% 하락했다.
반면 CPI 가중치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비 등 일부 항목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지난달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CPI 상승분의 약 90%를 차지했다.전년 대비로는 5.1% 올랐다.6월 주거비가 0.2% 오르며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해 둔화가 시작됐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다시 반등한 것이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4.3%를 기록하는 등 고용 상황 악화 지표가 나오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일각에서는 9월에 금리를 빅스텝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경제는 서서히 둔화되고 있다"며 "고용시장 약세와 맞물려 연준이 다음 달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며 인하 폭은 추가로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프린시펄 애셋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글로벌 수석전략가는 "오늘 발표된 CPI는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개시를 막고 있던 인플레이션 장애물을 없애준다"면서도 "이번 수치는 0.5%p 금리인하에 대한 긴급성은 크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CPI 보고서는 연준 관계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이 하락세에 있다는 점에 대해 자신감을 더욱 줄 가능성이 크다"며 "7월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수치는 이만큼 좋지 않겠지만 실업률이 상승해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고 있지만,변색고글고질적인 부분은 여전히 끈끈하다(sticky)"며 "인플레이션과 고용 데이터 모두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고위급 위원들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이중 책무 중 고용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블룸버그는 연준 관계자들이 다음 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경제 정책 심포지엄에서도 이와 같은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오스탄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출했다.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간의 위험의 균형에 대해 "점차적으로 노동시장 측면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굴즈비는 노동시장에 더 많은 인력이 진입해 최근 실업률이 상승한 것일 수 있지만 "안정된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고 단기적으로 더 나쁜 상황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초점은 이중 책무 중 노동시장 측면에 훨씬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굴즈비는 9월 금리 움직임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는 한편 현재의 금리가 "매우 긴축적인 상태"이며 이는 경제가 과열된 상태에서만 적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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