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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를 수사 중인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번 사고는 운전자 과실에 의한 사고'라는 취지의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낸 운전자 차모(68)씨는 경찰 조사에서‘브레이크를 계속 밟았다’며 급발진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목요일에 (국과수로부터) 통보를 받아서 분석을 마무리했다”며 “전반적으로 실체적인 진실에 근접했다고 보면 될 것 같고 그 내용을 토대로 사고 운전자를 조사하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과수는 사고 당시 차씨가 운전한 차량에서 후방등이 켜진 것으로 알려진 점과 관련해선 난반사나 플리커 현상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관계자는 “난반사는 가로등이나 건물의 빛이 투영되는 것이고,플리커는 외부 충격에 의한 전자적 결함으로 순간 불이 들어오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브레이크를 밟아서 켜진 게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조 청장은 “운전자는 본인 과실보다는 차량 결함에 무게를 뒀는데 일단 운전자를 상대로 확인해 볼 내용이 분명히 있다”며 “제가 수사관이라면 운전자 조사를 하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국과수가 EDR(사고기록장치) 분석 외에 다른 감정도 진행됐고 결과도 나왔다고 덧붙였다.다만 그는 “아직 운전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수사에 악용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감정 결과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결국 국과수가 '운전자 과실에 의한 사고'라는 소견을 내놓으면서 현재까지 단 1번도 '차량 결함에 의한 사고'는 인정받지 못한 샘이 됐다.
앞서 이달 1일 운전자 차모씨는 서울 시청역 인근 소공로 일방통행 구간에서 역주행하다 시민들과 차량 2대를 들이받아 총 9명을 숨지게 했다.
차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차량 이상을 느낀 순간부터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차씨는 지난 4일 첫 조사에서도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차씨는 현재까지도 이같이 차량 이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한편 시청역 참사를 시작으로 고령자 운전자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운전자 대부분은‘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사고 차량 운전자가 모두 60대 이상인 탓에 고령 운전자에 의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한편,특히 이중에는 급발진이 아닌 거로 확인되면서 고령운전자에 대한 안전 관리 강화가 필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의 계약건수(258만6338건) 대비 사고건수(11만8287건)는 4.57%로 65세 미만(4.04%)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의 평균 피해자 수는 2.63명으로 65세 미만의 1.96명보다 많았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70세 이상 운전자부터 교통사고 위험도가 뚜렷이 상승하고,avo80세 이상부터는 더 가파르게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역주행 사고를 다룬 기사들의 댓글에는 “노인들 운전대 잡지 맙시다” 등 고령 운전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지난 10년간 정부 기관에 접수된‘급발진 의심’사고 중 절반 이상은 50대 이하가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실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급발진 주장’사고 신고 건수는 총 456건으로,avo이들 사례를 신고자 연령별로 보면 60대가 122건으로 가장 많은 30.8%를 차지했다.
이어 50대가 108건(27.3%)으로 뒤를 이었다.신고자가 40대인 사례도 80건(20.2%)이었다.
반면 70대 46건(11.6%),avo30대 30건(7.6%),avo20대 7건(1.8%),80대 3건(0.8%)으로 집계됐다.
60대 이상 고령층이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을 사고의 이유로 들어 신고한 사례(43.2%)보다 50대 이하가 신고한 사례(56.8%)가 더 많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고의 원인을 운전자의 나이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사고는 안타깝지만 그 원인을 가해자의 연령으로 환원시켜 모든 것이 노령 때문이라는 식의 논의 전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