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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전국 의사 총궐기'…전공의·의대생 등 참석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즉각 중단"
대한의사협회를 주축으로 한 의사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발하며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정부가)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 노예 아니다…요구 안 받으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임현택 회장은 "정부의 의료농단으로 전국의 수많은 전공의가 현장을 떠났고 의대생들이 학교 현장을 떠난 지 벌써 4개월이 넘었다"며 "정부는 사직한 전공의를 범죄자 취급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도망간 노예 취급하며 다시 강제노동을 시키겠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는 전공의들을,이 땅의 모든 의사를 노예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전문가로 존중하고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의협은 이 폭압적인 정부가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들을 전문가로 대우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의료 수준을 떨어뜨린 정부의 의대증원,의료농단 패키지 강요,무료 트리플 7 슬롯 게임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부당한 탄압을 멈춰줄 것을 요구한다"며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연대사에 나선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는 의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의무"라며 "저를 비롯한 14만 의사 선생님들과 국민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국민 여러분,의사들과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전국의과대교수비상대책위 안석균 위원장도 "정부는 지난 6월 4일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각종 명령을 철회한다고 말하면서 전공의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라 주장했지만,실제로는 덫을 놓은 것"이라며 "이번에 사직하면 명령 철회의 대상도 안 되고 복귀는 2026년 3월 이후에나 가능하게 된다.군 미필 남자 전공의의 경우 2025년 3월에 군대에 입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휴학 신청을 한 의대생에게도 덫을 놓았다"며 "이번 학기에 휴학이나 유급을 못 하게 되면 오는 9월 새 학기에 들어가도 학생들은 등록을 안 하면 제적되기에 어쩔 수 없이 등록 후 다시 휴학을 신청할 것이다.오늘의 상황이 다시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책 실패를 '의사 이기심'으로 호도…필수의료 의사도 분노"의료수가에 대한 불만 목소리도 나왔다.대한의학회 박형욱 부회장은 "일본의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우리나라와 같다.그러나 일본에는 필수의료에 충분한 수가를 보상하기 때문에 필수의료 위기가 없다"며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수가는 일본 의료보험수가의 3분의 1 내지 5분의 1에 해당하는 헐값이다.우리나라의 필수의료는 유지되는 게 기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부회장은 "정부는 정책 실패를 의사들의 이기심 때문이라고 호도한다"며 "미용의료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리면서 의사를 악마화해 필수의료에 헌신하는 의사들마저 정부 정책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의료농단 저지'라고 적힌 종이모자를 쓰고,'준비 안 된 의대 증원,무료 트리플 7 슬롯 게임의학교육 훼손된다','의대 정원 졸속 확대 의료 체계 붕괴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이들은 "일방적인 정책추진,의료체계 붕괴된다","의료농단 교육농단,국민건강 위협한다","허울뿐인 의료개혁,한국의료 말살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강원도 원주에서 온 17년 차 통증의학과 개원의 최모씨는 "의대 정원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위한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을 위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경남 창원에서 온 20대 예비 인턴 장모씨는 "이번 사태를 두고 볼 수만은 없어 답답한 마음에 나왔다.임용 신청을 하지 않아 아직 소속이 없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해 놓고 '우리는 할 거 다 했으니까 이제 끝났다'식의 소통이 굉장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집회 현장을 지나던 시민 임모(74)씨는 "의사단체와 정부가 절충해 환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나 역시 뇌경색 후유증이 있는데 의사들이 계속 이러면 재발했을 때 방법이 없다"며 우려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시도의사회와 임상과별 의사회 소속 회원들이 깃발을 들고 단체로 참석했다.연세대·중앙대·한림대 소속 의대생 등도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의협 홍보팀 관계자는 "의대생이나 의료인이 아니어도 집회에 참여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가족 단위로 참여하라고 하기도 했고,일반 국민에게도 집회 참여의 문을 열어 놨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추산한 이날 집회 인원은 1만 2천 명이다.경찰은 이날 집회 질서 유지를 위해 70여 개 부대,경력 4천여 명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