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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1심 선고.구속 기소 후 1년8개월만에
대북송금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 불법 인정
"도지사 보고" 법정 진술 번복엔 "사건과 무관"
이 전 부지사측 "검찰·김성태 주장만 인용" 비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경기일보DB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에 관여하고 수억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9년6개월의 중형이 선고됐다.

이 전 부지사가 2022년 10월 14일 구속기소 된 지 1년 8개월여만이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7일 오후 외국환거래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정치자금법 위반,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이같은 징역형과 함께 벌금 2억5천만원,추징금 3억2천595만원을 선고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의 대북송금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당시 도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또 2018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김 전 쌍방울 그룹 회장 등으로부터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을 제공받는 등 3억3천400만원의 정치자금과 2억5천9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대북 송금과 관련,차치재판부는 경기도가 지급해야할 북한의 스마트팜 사업비,경기도지사 방북비용 등 800만 달러를 북측에 전달한 내용은 모두 인정했다.이중 재판부가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한 금액은 394만 달러이다.

우선 재판부는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지원 명목으로 반출한 500만 달러 중 세관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국외로 반출한 164만 달러에 대해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환치기 방법으로 국외로 수출했다는 부분은 지급 수단 휴대수출행위로 볼 수 없어 무죄"라고 봤다.

또 경기도지사 방북을 위한 대납 성격의 비용 230만 달러도 불법으로 봤다.재판부는 쌍방울측이 경기도지사 방북을 위해 300만 달러를 금융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노동당에 전달하려 했고 이중 관할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국외로 빼돌린 금액을 230만 달러로 산정했다.이중 조선노동당에 실제로 전달된 것으로 인정된 금액은 200만 달러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경기도지사 방북 관련 비공식적으로 전달된 돈이며,차치사례금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외국환거래법 일부 유죄 판단 근거로 김성태 전 회장과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등 사건 관련자들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재판부는 “제조업을 영위하던 쌍방울이 이 전 부지사와 인연이 아니었다면 갑자기 대북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관련자 진술이 구체적이고.해당 금액이 북측 인사에게 건네지는 과정에서의 정황,차치경기도 대북사업을 총괄 지휘했던 당시 피고인의 지위 등을 고려할 때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쌍방울측이 북한에 보낸 200만 달러는 경기지사의 방북과 관련한 사례금으로 보기 충분하다”면서 "김성태가 반복적으로 피고인에게 '스마트팜 대납'을 도지사에게 보고했냐고 물었고,이를 확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도지사에게 쌍방울 대납을 보고했다"고 진술했던 이 전 부지사가 "검찰의 회유 때문이었다"고 이를 번복한데 대해 "이 사건과 무관하기 때문에,이 부분에 대해서는 김성태의 행동 동기로써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만 언급했으며 더 이상의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선고 결과를 앞둔 7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친명단체인 정치한잔 회원들이 대통령 탄핵 및 영부인 구속을 외치고 있다.
아울러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혐의와 관련,쌍방울 측으로부터 받은 법인차량,법인카드,운전기사 급여 등 2억1천800만원 상당의 정치자금 중 취임 전 일부 사용 금액 외에 모두 불법성을 인정했다.

뇌물수수혐의 역시 대가를 바라기 힘든 킨텍스 대표 재직시절 사용한 금액을 제외하고 평화부지사 시절 쌍방울 측으로부터 지급받은 법인카드와 측근의 허위급여 등 1억700만원 모두 인정됐다.

이에 따라 인정된 뇌물 가액은 2억5천900여만원 중 1억763만원이며,차치불법 정치자금은 3억3천400여만원 중 2억1천831만원이다.

재판부는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경기도의 대북사업을 총괄하는 위치에서 1년7개월 동안 1억7천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받았다”며 “이는 유력정치인과 사기업의 유착을 경계하는 사회적인 통념과 기대를 져버리는 행위”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 전 부지사에게 뇌물 및 정치자금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방용철 부회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김성태 전 회장은 해외 도피 중 압송돼 뒤늦게 기소됨에 따라 이 전 부지사와 따로 재판 중이다.같은 재판부는 내달 12일 오후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 및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한편 재판이 끝난 뒤 이화영 측 변호인들은 법원 앞에서 “검찰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판결이었다”며 재판 결과에 대해서 전면 부정했다.

또 “증거로 제출된 국정원 보고서는 무시하고 김성태의 진술만 사실로 받아들인 재판부의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항소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검토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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