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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테무 'C커머스'에 위기감 커진 쿠팡
티메프 사태에 CJ제일제당도 '화해' 필요성
"1위끼리 싸워봐야 이득 없다"…공감대 형성[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CJ제일제당(097950)과 쿠팡이‘대타협’을 이뤘다.양사 간 대표 대립구도였던‘햇반 전쟁’이 발생한 지 1년 8개월 만이다.

업계는 이번 타협을 양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쿠팡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 등 공습에 시달리고 있고 CJ제일제당 역시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판매처를 추가로 확보해야 할 상황이어서다.국내 이커머스·식품 1위기업의 갈등이 상호 손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마트 매대에 놓여있는 햇반 (사진=연합뉴스) 햇반전쟁 1년8개월만에 종료

14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쿠팡은 이날부터 직거래를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 2022년 햇반 등 상품의 납품가를 놓고 거래를 중단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앞으로 쿠팡은 CJ제일제당의 햇반,파워볼 퍼스트오토비비고,파워볼 퍼스트오토스팸 등 상품을 로켓배송으로 판매할 수 있다.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 쿠팡과의 거래를 재개키로 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CJ제일제당의 제품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쿠팡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사는 납품가를 놓고 평행선을 달려왔다.지난 2022년 11월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약속한 물량을 제대로 보내주지 않는다”며 발주를 전면 중단했다.반면 CJ제일제당은 “쿠팡이 과도한 납품가를 요구하다가 거절을 당해 보복을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쿠팡이 요구한 납품가로는 사실상 제조사에서 남는 것이 없다는 호소도 덧붙였다.이는‘햇반 전쟁’이라고까지 불렸다.

양사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갔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이 빠진 자리를 중견·중소 기업 제품들로 채웠다.오히려 이 덕분에 “식품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20%가량 증가했다”며 CJ제일제당을 겨냥한 자료도 냈다.CJ제일제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G마켓,파워볼 퍼스트오토네이버,컬리,11번가,티몬,위메프 등 다른 이커머스로 판매처를 확대했다.특히 쿠팡의 대표 경쟁자인 G마켓과 네이버,컬리,파워볼 퍼스트오토11번가,B마트 등과 잇따라 판촉행사를 열거나 공동 개발 상품을 선보이면서 쿠팡을 견제했다.

C커머스 공습으로 쿠팡 위기감 고조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다.알리와 테무 등 C커머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하자 쿠팡의 위기감이 커졌다.특히 CJ제일제당은 올해 3월 알리의 한국 전문 상품관인‘K베뉴’에도 입점하며 전선을 확대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6월 알리,테무의 월간이용활성자수(MAU)는 각각 837만명,823만명으로 지난해 12월보다 각각 124만명,370만명이나 늘었다.이런 영향에 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2%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318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최근 티메프 사태가 터지며 상황이 달라졌다.

쿠팡의 대체 플랫폼이었던 이커머스들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티메프는 CJ제일제당의 물량을 소화하는 주요 판매처 중 하나였다.여기에 11번가와 G마켓이 올해 추석 선물세트를 직매입하지 않기로 한 것도 결정타로 작용했다.기존 물량 소화를 위해서는 어떻게든 출구를 마련해야 했던 셈이다.

결국 양사의 필요성이 서로 맞아떨어졌다는 이야기다.갈등이 장기화할수록 상호 손해가 커질 것이란 계산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4.5%로 1위를 기록 중이다.CJ제일제당 역시 국내 식품 1위 기업이다.햇반의 국내 즉석밥 시장 점유율은 60% 이상이다.양사는 올해 초부터 물밑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세부 납품단가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측이 적정선에서 타협을 이뤘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 산업은 C커머스의 등장과 티메프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전례 없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런 분위기에서 상호 갈등은 결국 큰 피해만 낳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어 “CJ제일제당은 2025년 햇반 매출 1조를 목표를 위해선 판매처를 넓혀야 하고 쿠팡도 최근 실적 하락에 따른 대책 마련이 절실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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