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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의료용 마약류 지정여부 재검토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에토미데이트’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가‘의료용 마약류’지정 검토에 나선다.
8일 정부부처에 따르면,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문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를 의료용 마약류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최근 서울경찰청은 에토미데이트를 환자에게 무분별하게 처방한 의사를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A(30)씨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50대 의사 B씨(구속) 등 의원 관계자 9명을 지난 4일 약사법·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B씨는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병원을 찾은 환자 75명에게 회당 10만~20만원을 받고 하루에 56회까지 에토미데이트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4년간 총 8921회에 걸쳐 에토미데이트 4만4122㎖를 판매·투약해 12억5410만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에토미데이트는 의료용 마약류가 아닌 전문약이어서 B씨는 마약류관리법이 아닌 약사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이와 함께 에토미데이트를 의료용 마약류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에토미데이트는 수면내시경 검사에서 흔히 쓰이는 백색 전신마취제로,프로포폴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프로포폴은 2011년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됐으나,유칼립투스 폴리안에토미데이트는 여전히 전문의약품으로만 관리되고 있어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에는 성형외과 의사 C씨가 환자들에게 에토미데이트를 주사한 뒤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며,이전에도 연예인 등이 에토미데이트를 몰래 구입하거나 오남용해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그럼에도 에토미데이트는 임상연구에서 중독성과 내성,신체적 의존성이 의료용 마약류로 지정할 만큼 높지 않고 낮은데다,그동안 전문가끼리도 의료용 마약류 지정을 두고 이견이 있어왔기 때문에 의료용 마약류로 지정되지 못했다.중독성이 없는 약을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하면 사용에 제약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그러나 에토미데이트와 관련한 문제가 계속되자 식약처도 심각성을 인지하고,에토미데이트를 의료용 마약류로 지정해 철저히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에토미데이트 관련 추가 자료조사 및 의견조회를 실시하고,유칼립투스 폴리안전문가 심의위원회 회의를 통해 마약류 지정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