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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흡연자들 모인 곳 어디서나 빗물받이에 담배꽁초 '수북'
지자체에서 열심히 청소해도 완벽한 관리는 불가능
기술적 해결도 한계…선진화된 시민의식 절실히 요청돼
17일 낮 서울 중구의 한 이면도로에는 점심식사 후 담배를 피우며 담소를 나누는 직장인들이 모여있었다.근방 대로변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돼있어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뒤쪽 이면도로에서 흡연을 즐긴다.흡연자들이 모여있는 곳 인근의 빗물받이를 살펴보니 대부분 담배꽁초가 쌓여있는 모습이었다.서울에서는 지역을 막론하고 어디든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하다.
배수관이 쉽게 막히지 않도록 더 크게 설계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하지만 이물질 투입이 계속되는 한 배수관의 크기에 상관없이 막히는 상황은 계속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배수시설 설계 전문업체인 (주)신구엔지니어링의 김준모 대표는 "대부분 빗물받이의 배수관은 지름 70㎜ 내외로 설계되는데 이는 도심에 설치된 간격을 고려했을 때 시간당 50㎜의 집중호우가 내려도 버틸 수 있는 용량"이라며 "이물질 투입이 계속되면 크기와 상관없이 배수관은 막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김 대표는 "막혀있던 이물질이 한꺼번에 쓸려 내려가면서 지하에 매설된 연결부가 막히면 더 큰 문제가 일어난다"며 "배수관 을 더 크게 설계하는 것은 답이 될 수 없고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만이 해결방안"이라고 단언했다.
빗물받이를 관리해야 할 각 구청에서도 이런 문제로 인해 해마다 곤욕을 치르고 있다.구로구청 관계자는 이날 "여름 장마철이 다가올 때마다 도로과와 치수과 직원들이 함께 빗물받이 오물 제거 작업을 벌이는데 수천개의 빗물받이를 일일이 청소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교통량이 적은 이면도로는 그나마 낫지만 간선도로 같은 경우에는 맨 바깥쪽 차선을 통제하고 청소작업을 해야 해서 교통관련 민원까지 들어온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빗물받이를 막은 쓰레기 중 담배꽁초와 비닐이 가장 많다"며 "낙엽 부스러기와 흙먼지 덩어리도 빗물받이에 들어가서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야 하긴 하지만 담배꽁초만 없어도 청소가 훨씬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8월 기록적인 집중호우 당시 큰 침수피해를 입었던 강남구에서도 빗물받이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강남구 관계자는 이날 "빗물받이의 배수능력 확보가 집중호우시 초기 침수피해를 막는데 가장 중요하다"며 "관내 저지대를 중심으로 빗물받이 청소는 물론 이물질 유입이 되지 않도록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에서는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닫혀 있다가 비가 오면 열리는 빗물받이를 주요 도로변에 설치하고 있다.성동구에서도 2022년 비가 내리면 자동으로 덮개가 열리도록 설계한 '스마트 빗물받이'를 자체 개발해 올해 6월까지 115곳에 설치했다.담배꽁초 뿐만 아니라 다른 이물질이 유입되는 것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각 지자체에서 빗물받이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인력과 시간의 한계로 인한 사각지대는 발생하게 마련이다.이런 사각지대를 채워야 하는 것은 안전을 생각하는 선진화된 시민의식이다.강남구 관계자는 "빗물받이는 쓰레기통이 아니라는 것을 모든 시민들이 인식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담배를 피우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꽁초만이라도 적절하게 버려주시면 큰 도움이 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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