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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硏 "당장은 득보다 실 크다"
[서울경제]
올해 미국 등이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음에도 한국 시장에 이를 도입하는 방안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왔다.기업에 투입돼야 할 금융 자본 상당 부분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해외의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서 “도입을 통해 얻는 득보다는 실이 클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최근 미국·홍콩·영국 등 일부 국가는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발행·거래를 승인했으나 한국 금융 당국은 여전히 이를 금지한 상태다.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 중개와 상품 출시 허용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연구위원은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큰 시점에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을 제도권으로 포섭하면 검증된 자산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위험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비트코인 ETF 등 가상자산 연계 상품 발행을 허용할 경우 투자자가 제도권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았다.그러면서도 가상자산 가격이 오르면 금융 자본의 상당량이 해당 시장으로 이동해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ETF를 직접 운용할 경우 더 많은 국내 자본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반대로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시장 유동성과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금융 안정이 저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연기금 등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전통 자산을 매각하면 전통 자산의 가격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가상자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가 연계 상품에 투자할 경우 펀드 환매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펀드런’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