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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폴계장 8년,전재홍 경무과장해외 도피범 추적 2000여명 송환
‘범인 잡는 작전’극·영화 모티브로
“후배 돕게‘지구 끝까지 쫓는다’써
미제 사건 추적 과정은 다음 책에”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해외로 도주하거나 해외에서 강력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추적하고 검거한 굵직한 사건 뒤에는 언제나 전재홍(53) 전 경찰청 인터폴계장이 있었다.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역대 가장 긴 기간 동안 인터폴계장을 맡았던 그는 현재 서울 서초경찰서 경무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최근 책‘지구 끝까지 쫓는다’를 펴낸 전 과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해외로 도주한 범죄자를 쫓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판했다”면서 “경찰로 근무하면서 가장 열정을 쏟은 시기를 매듭지은 기분”이라고 했다.굵직한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전 과장의 경험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이를 거절한 대신 책으로 그동안의 국제 공조수사에 대한 경험을 기록으로 남겼다.
전 과장이 인터폴계장으로 일한 8년간 국내로 송환한 범죄자는 어림잡아 2000명이 넘는다.필리핀 이민청 외국인보호소에서 탈출했다 다시 붙잡힌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주범이자‘마약왕’박왕열(46)을 잡는 과정은 드라마‘카지노’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그는 “2000명 모두 꼭 잡아야 하는 사람들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피지 은혜로교회 사건’”이라며 “한 건을 해결하니 고구마 줄기처럼 또 다른 사건이 따라 나왔다”고 회상했다.
전 과장은 인터폴계장 부임 직후 적색수배 기준을 완화했고,마르코스 요렌테사기 등 사건은 피해액이 5억원만 넘어도 적색수배를 내릴 수 있게 됐다.이전까지는 피해액이 50억원이 넘어야 적색수배가 가능했다.기준 완화 이후 첫 적색수배를 내려 사기범을 잡으러 가던 중 경유했던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서 은혜로교회 관련 첩보를 입수했다.이후 경기남부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경기 과천에 본거지를 둔 이단 은혜로교회는 피지에서 신도 수백여명을 감금·폭행했고,마르코스 요렌테사망한 신도까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 과장은 “인터폴계는 외국어뿐만 아니라 수사 역량도 필수”라면서 “외국에서 발로 뛰는 우리 경찰이 많을수록 사건을 해결하고 신종 범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시민들과 현지 교민들의 응원과 제보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그의 범죄자 추적기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그는 “종결되지 않은 사건을 추적한 과정은 언젠가 다음 책에 쓰려고 남겨 뒀다”며 “이제‘지구 끝까지 쫓는다’는 후임들의 몫으로 두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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