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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20분에 일어나 제설,제초,낙엽 쓸기…경비원 이야기
신간 '나는 가장 슬픈 순간에 사랑을 생각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경비원 A씨의 일과는 새벽부터 시작한다.4시 20분에 일어나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밥을 먹고 출근한다.5시 40분에 아파트 경비실에 도착해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신다.눈이라도 오면 제설작업에 나서야 한다.고되지만 일을 마친 후 마시는 커피는 꿀맛이다.커피를 마시며 밖을 보면 새벽바람을 맞으며 출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그는 회상에 잠긴다.
"사람들이 일터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도 저런 사람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출근해서 컴퓨터를 켜고 커피를 내리던 시간은 꿈이었을 것이다."
A씨는 새벽의 단상을 엑스(X·옛 트위터)에 적어 올렸다.살아가기의 버거움,슬픔,야구 r h e가끔 솟아올랐다가 꺼져버리는 희망을 두서없이 썼다.아무런 홍보가 없었는데도 1만7천명의 팔로워가 생겼고,일주일에 45만뷰가 꾸준히 찍혔다.최근 출간된 '나는 가장 슬픈 순간에 사랑을 생각한다'는 2021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A씨가 쓴 트윗을 모은 에세이다.A씨의 필명은 '새벽부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책은 경비원의 일상을 세심하게 담았다.목련이 만개하고 벚꽃이 피어나면 주민들의 가슴은 설레지만,경비원들의 마음은 무거워진다.빗자루질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하늘이나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들과의 "불화"(不和)는 경비원의 숙명.제설작업,야구 r h e제초와 전지(剪枝)작업,낙엽 쓸기는 경비원의 3대 과제라고 한다.이 때문에 경비원은 많이 걷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
갑질에 시달리는 경비원들도 있다지만 저자에겐 다행히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오히려 상추나 커피 같은 소소한 선물을 주고,야구 r h e덕담을 건네는 주민들이 많았다."세상일의 절반은 주어진 업무에 있고,나머지는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나쁘지 않은 직장인 셈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좋은 책과 음악,산책 중 아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 등 일상의 즐거움도 간혹 찾아오지만,60대인 저자의 삶을 관통하는 주된 정서는 슬픔이다.사랑하는 아내는 암 투병 중이고,존경했던 아버지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났으며 어머니도 요양병원에 들어가 있다.그 외에 밝히기 힘든 고통이 삶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다고 한다.나이를 먹으면 편해질 줄 알았는데,그렇지 않았다.더 넉넉해지지도,여유로워지지도,야구 r h e지혜가 깊어지는 일도 없었다.그가 느낀 60대는 "마음은 더 흔들리며 눈물을 자주 참게 되는" 그런 나이였다.
"삶이 혼란스러울 때 내가 기다렸던 것은 60대였다.60대가 되면 나를 위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희망은 허망한 것이어서 내 주위는 온통 지뢰밭이다.한 걸음도 마음 놓고 디딜 수 없다.의무는 선택의 여지와 무관하다.경비 근무를 마치고 병실에서 어머니를 바라본다.그렇다."
워터베어프레스.3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