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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5개월 가량 100명 안팎의 외국인 후보를 따졌던 대한축구협회가 결국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선택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20일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을 이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수장으로 정해성 위원장을 임명하고 클린스만 후임을 물색해왔다.
전력강화위는 대표팀 감독 자리에 관심을 보인 100명 안팎의 외국인 지도자를 놓고 평가를 진행했다.국내외 감독을 가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외국인 감독에 무게를 둔 모습이었다.
그러나 손흥민(토트넘),현대 배구김민재(바이에른 뮌헨),현대 배구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명문 팀에서 뛰는 선수들로 채워진 한국을 이끌만한 역량 있는 지도자는 몸값이 비쌌다.내년 준공 예정인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공사를 위해 300억원가량 대출을 받고 클린스만 감독 위약금 등 축구협회의 재정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리즈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을 지휘했던 제시 마쉬 감독과 협상 마무리 단계까지 갔으나 연봉,현대 배구국내 거주 등 세부 조건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결국 그는 캐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대표팀 감독,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 등을 검토했으나 이들은 축구 선진국에서 감독직을 수행한 경험이 없어서 협회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았다.
해외 감독에서 답을 찾지 못하고 5개월을 공회전하자 정 위원장은 홍명보 감독,김도훈 감독 등 국내 지도자 쪽으로 판단이 기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돌연 사의를 표한 가운데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잉글랜드) 감독과 면담을 위해 유럽 출장까지 다녀왔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 총괄이사는 귀국 후 지난 5일 홍 감독을 직접 찾아가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다.협회 관계자는 “이 이사가 '삼고초려' 하듯이 홍 감독을 설득했다”면서 “홍 감독은 하루를 고민한 뒤 6일 저녁에 승낙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직후부터 새 사령탑 후보로 언급된 홍 감독은 줄곧 울산을 떠나는 일은 없을 거라고 강조해왔다.정 위원장이 사의를 표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달 30일에도 명확히 거절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 축구가 당장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수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축구협회의 상황을 외면하지 못한 걸로 보인다.
지난 5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기 사령탑과 관련 “결국 (대표팀 감독은) 한 팀을 만드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전술적인 부분은 자기들(코칭스태프)이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