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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서 차별금지법 발의했던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
“국회는 지명 반대만 말고 차별금지법 다시 발의·추진해야”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12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안창호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차별금지법) 관련 발언에 대해 21대 국회에서 이 법안을 대표 발의했던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강하게 비판했다.
장 전 의원은 15일 오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일단은 안 후보자 아무 말 대잔치에 대해서 자꾸 이렇게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에너지를 들여 반박을 해야 하는 상황이 세계적인 웃음거리라고 생각한다”며 “주장만 있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얘기라서 거짓말이 아니라‘개소리’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절대 비속어를 하는 게 아니고 최근 번역·출간된 책 중에서‘개소리에 관하여’라는 책이 있다.이 책에 따르면 그렇다”고 말했다.“거짓말은 진실이 뭔지를 알아야 할 수 있는 것이고‘개소리’는 진실이랑 상관없이 그냥 아무 말이나 하는 것인데,최근 드러난 안 후보의 언설은 거짓말보다는‘개소리’에 가깝다”는 것이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철학과 해리 프랭크퍼트 교수가 쓴‘거짓말에 관하여’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개소리’라는 말에 담긴 숨은 의미와 파급력을 분석한 책으로,트럼프의 막말을 둘러싼 현상을 해석하는 데 널리 인용되기도 했다.
안창호 후보자가 인권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앞서 그가 저서와 강연을 통해 보여 온 차별금지법과 소수자에 대한 극단적인 발언이 함께 수면 위에 오르며,트위치 모바일 광고 차단파문이 일고 있다.
공저자로 참여한‘신학자,트위치 모바일 광고 차단법률가,의학자 16인이 본 동성애 진단과 대응 전략’에서는 “차별금지법이 인류가 쌓아온 바람직한 도덕과 윤리,훌륭한 전통과 관습을 파괴할 수 있는 법”이라며 “가족 간 하물며 부모-자식 간 성적 행위,트위치 모바일 광고 차단소아성애,짐승과의 성행위 등이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이는 행복의 원천이자 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을 파괴하고 (중략) 인류를 짐승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폈다.
장 전 의원은 “일본도 지난해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을 제한적이나마 도입하면서 G7 국가(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에서는 다 도입된 법”이라며 “이 법이 도입된 그 어떤 국가에서도 이 후보자가 주장했었던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오히려 차별금지법이 사회통합에 도움이 돼서 다원주의 시대의 국가 발전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심지어 대한민국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해서 가장 앞장섰던 기관의 수장으로 지목된 사람이 반헌법적이고 반인권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당연히 후보자로서 결격 사유”라고 덧붙였다.
2022년 6월29일 9명의 동료 의원들과 함께‘차별금지법안’을 발의했던 장 전 의원은 국회의 책임을 강조했다.국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뤄온 상황 자체가 인권위원장 후보자조차 혐오 발언을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야당 의원들이 안 후보자 지명 반대만 하는 것은 요식행위라고 생각한다”면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이상 야당이 지금 해야 하는 일은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하고 추진하는 것이다.그게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완전히 종식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