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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다음 주 시정명령 통보
쿠팡,집행정지 및 취소所 제기
법정선 '이중적 지위' 부각 전망공정거래위원회가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상단에 노출한 쿠팡에 대해 이달 안으로 시정명령을 통보할 것으로 전망된다.쿠팡은 전 세계 유통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상품 진열'에 대한 첫 행정제재라는 점에서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당분간 PB를 비롯한 자사 상품은 기존대로 상단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내 쿠팡에 대한 시정명령을 통보할 예정이다.공정위 시정명령은 통상 예고 1달 이내 홈페이지에 게재된다.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13일 쿠팡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과징금 1400억원(잠정)을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공정위 관계자는 "쿠팡과 CPLB의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행위에 대한 의결서를 작성 중"이라며 "이달 안으로 과징금과 시정명령 내용 등이 담긴 의결서를 쿠팡에 송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PB상품을 비롯한 자사 상품을 상단에 노출시키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판단한 만큼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검색 순위 상위에 자사 상품을 고정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정위는 쿠팡이 ▲프로덕트 프로모션(직매입 상품과 PB상품을 1~3위 고정노출) ▲스트레티직 굿 프로덕트(Strategic Good Product,SGP,고양이 슬롯직매입 패션상품과 PB상품의 기본 검색순위점수를 1.5배 가중) ▲콜드스타트 프레임워크(직매입 상품과 PB상품을 검색어 1개당 최대15개까지 검색순위 10위부터 5위 간격으로 고정 노출) 등의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봤다.
공정위 시정명령이 효력을 발생하면 쿠팡은 검색 순위를 정하는 알고리즘을 수정해야 한다.이에 따라 PB상품은 검색 순위 상단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현재 쿠팡에서 생수나 화장지,우유 등을 검색하면 탐사수와 코멧 화장지,고양이 슬롯곰곰 신선한 우유 등 PB 상품이 상위권에서 검색되지만,고양이 슬롯앞으로는 하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통보해도 효력이 즉각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쿠팡은 법원에 공정위의 시정명령에 대해 효력을 일시 정지시켜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낼 수 있다.법원이 쿠팡의 신청을 받아들이면 공정위의 시정명령 효력은 본안소송이 끝날 때까지 정지된다.쿠팡은 입장에선 향후 몇 년 동안은 현재의 영업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통상 공정위를 상대로 한 취소명령 취소 소송은 결론이 나기까지 2~3년이 걸린다.대법원 상고까지 이뤄지면 이 기간은 더욱 늘어난다.
법원서 부각될 '이중적 지위' 공방
공정위와 쿠팡은 향후 법원에서 '이중적 지위'에 대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공정위는 쿠팡이 '이중적 지위'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 제재를 결정했다.쿠팡이 '심판'과 '선수' 역할을 겸하는 이중적 지위를 악용해 노출 순서 조작 등 자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경쟁을 왜곡했다고 본 것이다.반면 쿠팡은 "소비자 오인성이 문제된 사안으로,이중적 지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라며 맞서고 있다.
쿠팡이 이같이 주장하는 근거는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이중적 지위에서 자유로운 업체가 사실상 없다는 데 있다.공정위가 지난해 말 발표한 '유통거래 실태조사'(2022년 기준)를 살펴보면 국내 편의점·온라인몰·대형마트·백화점 등 35개 브랜드 가운데 '위수탁' 사업을 자사 상품 판매와 병행하는 곳은 27개에 달했다.35개 브랜드 가운데 77%가 한 채널에서 자사 상품을 팔면서 입점·납품업체 상품을 함께 판매한 것이다.
쿠팡은 "모든 유통업체는 각자의 PB상품을 우선으로 추천 진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실제 대형마트는 입구 매대나 '골든존'(170cm 이하 매대)에서 PB상품을 우선 판촉하고,온라인 쇼핑몰은 웬만한 식료품과 생활필수품 PB상품을 검색어마다 상단에 진열하고 있다.백화점들도 쥬얼리 등 PB 브랜드 매장을 유동고객이 많은 1층에 열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PB상품 배치에 대해 제제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 기만 피해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PB상품의 상단 배치가 어려워지면서 값싼 가성비 제품을 빨리 사려는 소비자 불만이 커질 것"이라며 "아직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경쟁당국이 PB상품 진열 순서를 규제한 선례가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이선희 성균관대 교수는 "대형마트에 가면 입구쪽 매대에 PB 브랜드 상품이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고,소비자들도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다"며 "오프라인 대형마트 등과 형평성이 어긋나는 데다 글로벌 시장 규제 흐름에 역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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