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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68세 운전자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사고 원인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운전 부주의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한편 급발진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A씨는 경기도 안산 소재 버스회사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리버풀 월드컵40여년 운전 경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2일 기자단 브리핑에서 "사망 사고를 발생시킨 운전자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정 과장은 "향후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 등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면서 "사건을 진행하면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운전 부주의 등 A씨의 과실로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동시에 급발진을 비롯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운전자 측은 사고 직후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전문가와 목격자들 사이에서는 사고 당시 CCTV 영상 등을 분석해볼 때 급발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경찰은 이날 오전 사고 차량인 A씨의 제네시스 G80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식을 의뢰했다.국과수의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분석에는 통상적으로 1∼2개월이 소요된다.정 과장은 이와 관련,"급발진의 근거는 현재까지는 피의자 측 진술뿐이고 급발진이라고 해도 적용 혐의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 당일 A씨 부부는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A씨 처남(아내 친오빠)의 칠순잔치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부부가 탄 차량은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한화빌딩 뒤편의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18길을 200여m 역주행하다가 가드레일과 인도의 행인을 들이받은 뒤 BMW,소나타 차량을 추돌한 것으로 파악됐다.이후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의 교통섬에 이르러서야 차량이 멈춰 섰다.전날 사고 직후 BMW와 소나타 차량을 먼저 추돌한 뒤 행인을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로 확인한 사실과 A씨,목격자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아직 A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어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차량이 질주한 거리와 제네시스의 가속 성능,리버풀 월드컵인명 피해 등을 고려하면 충격 당시 속도가 시속 100㎞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한다.실제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행인이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빠른 속도로 차량이 질주하는 모습이 나온다.경찰은 국과수 감정을 토대로 A씨가 사고 전후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여부,차량 속도 등도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브레이브 작동 여부는 운전미숙 또는 급발진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데 핵심 단서가 될 전망이다.
해당 제네시스 차량은 지난 5월 종합검사에서는 제동력 등 모든 부분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검사 결과를 확인해 보니 모든 항목이 '양호'로 돼 있었다"고 전했다.경찰은 A씨에게서 음주나 마약 흔적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경기도 소재의 한 여객운송업체에 소속된 버스기사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27분께 A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후 일방통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왼편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보행자 9명이 숨졌다.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A씨와 아내,보행자 2명에 더해 A씨 차량이 들이받은 차량 2대의 운전자까지 모두 6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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