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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특별강연
"성장 없는 국격 없어…기업 하기 좋은 나라 만들어야"
"취임하자마자 광우병 파동…난 불행한 대통령이었다"[서귀포=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어느 시대든 위기가 없었겠나.우리는 제자리에 있으면 안 되고 계속 바뀌어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특별강연을 통해 “대한민국은 과거 어느 시대든지 혁신과 도전 없이는 오늘에 이를 수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이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회장 등을 역임했던 기업인 출신 정치인이다.한경협 제주하계포럼은 올해로 37회째를 맞은 경제계 지식 교류의 장이다.이번에는‘대전환 시대,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길 -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이날부터 3박 4일간 열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2024’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사진=한경협 제공)

“경제 성장 없는 국격은 없다”

이 전 대통령은 “제가 젊었을 때 미국에서 1등 기업이 GM이었고 2등이 GE였는데,토트넘 대 웨스트 햄그 이후 매년 어느 기업이 가장 앞서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바뀌고 있다”며 “가전 역시 예전에는 모두 소니 같은 일본 제품이었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인공지능(AI) 시대 들어 변화 양상이 더 빨라졌다고 했다.이 전 대통령은 “사무실에 AI 전문가들을 불러서 강의를 듣는데,전문가들의 얘기가‘AI는 매일 바뀌니까 6개월 단위로 계속 들어야 따라갈 수 있다’고 하더라”라며 “그만큼 시대가 빨리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이 위기라고 하는데,어느 시대든 걱정이 없었겠나”라며 “오늘날 도전과 혁신의 시대에 기업들은 앞서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제 대한민국은 뒤따라가는 나라가 아니라 앞서가는 나라가 된 만큼 경쟁이 심하고 힘이 든다”며 “그런 만큼 많은 인재들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가 꼽은 첫 번째 위기 사례는 지난 1973년 당시 현대건설에서 일하며 직면한 석유 파동이었다.이 전 대통령은 “당시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이 중동에 진출해 열대 사막에서 유럽이 독점했던 일을 하며 외화를 100% 들여왔다”며 “위기를 극복했더니 결국 기업이 국제화할 수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 청계천 복원사업도 회고했다.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을 할 때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편리한 도시를 만들까 고민했다”며 “공무원들에게 청계천에 맑은 물을 흐르게 하는 게 어떠냐 했는데,그것은 8~10년이 걸리니 선거에서 두 번은 더 당선돼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했다.그만큼 공직사회의 저항이 있었다는 뜻이다.그는 “그래서 모든 계획을 세워 왔기 때문에 계획 수립 기간은 짧을 거라고 하는 등 기업인 마인드로 공무원들을 많이 설득했다”고 했다.실제 청계천 복원사업은 2년여 만에 완공됐다.

이 전 대통령은 아울러 “경제 성장이 없는 국격은 없는데,그것은 기업이 해야 한다”며 “그래서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제 한국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2024’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사진=한경협 제공)

“운 없고 불행한 대통령이었다”

그는 자신의 대통령 재직 시절을 돌아보면서 “저는 참 운이 없는 대통령이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이 전 대통령은 이른바‘광우병 파동’을 들며 “2009년 2월 취임했는데 3월부터 광화문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지 말라면서 반대가 심했다”며 “‘대통령 해보지도 못하고 물러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그러면서 “청와대에서 보면 광화문에서‘물러나라’는 소리가 다 들린다”며 “탄핵 얘기까지 나왔는데,아직 뭘 한 것도 없는데 그런 얘기가 나오더라”고 했다.이 전 대통령은 얼마 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거론하면서 “저는 참 불행한 대통령이었다”고 했다.

한편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시대전환의 파고에 맞설 수 있도록 하려면 근거 없는 반기업 정서와 불합리한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역사의 변곡점에서 정부와 기업,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이외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토트넘 대 웨스트 햄배경훈 LG AI연구원장 등이 이번 포럼에서 연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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